테슬라 로보택시 실망감…간만에 상승세였던 이차전지주 향방은?

머니투데이 천현정 기자 2024.10.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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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이차전지 TOP10 지수 추이./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KRX 이차전지 TOP10 지수 추이./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택시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자 이차전지 관련주가 약세를 보인다. 로보택시 공개일을 앞두고 최근 상승세를 탔지만, 다시 기대감이 꺼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3일 예정된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발표와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이차전지 관련주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406,000원 ▼5,000 -1.22%)은 전 거래일 대비 5000원(1.22%) 내린 4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POSCO홀딩스 (364,500원 ▼2,500 -0.68%)(-0.68%), 삼성SDI (359,000원 ▼14,000 -3.75%)(-3.75%), LG화학 (350,500원 ▼4,000 -1.13%)(-1.13%), 포스코퓨처엠 (241,000원 ▼5,500 -2.23%)(-2.23%) 등 이차전지 관련주가 모두 약세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 (175,900원 ▼5,000 -2.76%)이 전 거래일 대비 5000원(2.76%) 내린 17만5900원, 에코프로 (84,500원 ▼2,400 -2.76%)가 전 거래일 대비 2400원(2.76%) 내린 8만4500원에 마감했다.



이차전지주는 최근 반등세를 보였다. 국내 주요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담은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9월11일~10월11일) 12%대 오르며 상승세였다. 구성 종목 중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02조1410억원을 기록하며 시총 100조를 넘기기도 했다.

테슬라의 로보 택시 공개 소식이 국내 이차전지주의 기대감을 견인했지만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자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로보택시 행사인 'We, Robot'을 열고 2인승 로보택시인 사이버 캡과 20인승 로보 밴 등을 공개했다. 테슬라의 사이버 캡은 페달 없이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되는 로보 택시로 그간 기대감을 모았다. 이번 행사는 테슬라가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를 넘어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로봇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로보택시에 적용될 자율주행 기술의 구체적인 내용, 타사 대비 경쟁력과 법적 규제 리스크 해소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로보택시 공개 다음 날인 11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20.97달러(8.78%) 내린 21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신제품·신기술을 공개하는 행사를 할 때마다 주가 하락이 반복됐다며 중장기 업황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그간 각종 테슬라 데이 이후 주가 하락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8%대 하락하며 과거보다 하락 폭이 컸다"며 "투자자들의 시선은 오는 23일 3분기 실적 발표로 옮겨갈텐데 원가 감소 요인이 발생하고 있어 나쁘지 않은 실적이 기대되며 4분기 판매대수도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기대감에 오르고 현실에 하락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민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시 시기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테슬라의 FSD(완전자율주행) 기술이나 사이버캡의 경쟁력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자율주행 산업이 지닌 잠재적 부가가치와 테슬라가 지닌 기술적 경쟁력은 여전히 높아 중장기 투자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짚었다.


테슬라의 영향을 받는 국내 이차전지주에 대해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제너럴모터스(GM)의 인베스터 데이(기업설명회)와 로보택시 공개 이후 10월 중 주요 이벤트는 소멸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 등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11월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이차전지가 주도주가 될 수 있어 투자의견은 '비중 유지'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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