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재무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0.3%에 이어 두 해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며, 1990년 독일 통일 이후로는 두 번째, 2002~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독일의 침체는 에너지 가격 상승, 고급 혁신인력 부족, 그리고 과거 제조업 중심의 성공 모델에 안주한 결과로 이해된다.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 경제는 침체하였으며, 경쟁력을 상실하고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라고 밝혔다. .
독일 경제의 또 다른 문제는 혁신에 대한 대응 부족이다. 독일은 과거 제조업의 성공에 안주해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다. 과거 어려운 시기에는 남유럽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독일 제조업을 지탱했다. 하지만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독일은 과학 기술 인재를 충분히 양성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
그런데 우리나라 역시 독일과 유사한 경제 구조로 되어 있다.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무역 시스템, 그리고 저출산·고령화 문제까지 겹치며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독일의 위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역시 독일과 같은 경제 침체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산업 구조 재편이 시급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독일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에너지와 같은 정부의 주요 정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효과를 이해하고 오히려 정치적인 단기 관점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고숙련 인재를 양성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최근 노벨 화학상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이 모두 인공지능(AI) 혁명에 부응한 과학자들이라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AI 과학 혁명이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에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기꺼이 물리, 화학, 수학 등을 공부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경제적 성공의 열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송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