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민석이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KIA와 연습경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롯데는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의 2024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경기에서 4-5로 패배했다.
롯데로서도 사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올해 부임해 롯데를 한 시즌을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14일부터 울산에서 열리는 KBO 교육리그를 시작으로 마무리 훈련 등을 통해 옥석 가리기에 나설 뜻을 밝혔고, 이 경기도 그 일환이었다.
롯데 이민석. /사진=김진경 대기자
등판을 마치고 만난 이민석은 "운이 좋았다. KIA 타자들이 유리한 볼카운트에도 쳐서 빠르게 아웃카운트가 쌓였다. 정규시즌 때 이랬어야 했는데..."라고 머쓱해 하며 "그래도 결과가 좋아 기분은 좋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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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석 개인에게는 꼭 필요했던, 하고팠던 등판이었다. 부산수영초-대천중-개성고를 졸업한 이민석은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이 해를 끝으로 전면드래프트 제도가 재실시됐기에 이민석은 마지막 롯데 1차 지명으로 불린다.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수술과 재활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 오른쪽 뼛조각 제거술과 우측 인대(MCL) 재건술을 받았고 올해가 수술 후 첫 시즌이었다. 성적은 좋지 못했다. 빠른 공은 여전했으나, 18경기 평균자책점 7.26, 31이닝 27사사구(25볼넷 2몸에 맞는 볼) 20탈삼진으로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스스로 차츰 감을 잡아가고 있었고, KIA와 연습경기는 그걸 확인할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
롯데 이민석이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KIA와 연습경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이어 "올해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그래도 생각이 정리되는 부분도 많았다. 올해 느낀 걸 이번 오프시즌 잘 준비하면 내년에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은 벌써 2025시즌을 시작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롯데는 투수진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시즌 종반까지 5위 싸움을 벌이며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 선수들에게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KIA의 모습은 크게 자극이 됐을 터.
이민석은 "KIA와 연습 경기뿐만이 아니다. 당장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보면서도 '나도 저 무대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보기만 해도 이렇게 가슴이 뜨거워지는데 직접 뛰면 어떨까 상상을 해봤다. 내년에는 우리 팀이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남을 수 있도록 나부터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에는 꼭 팀에 힘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