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체코 원전'이 산자위 블랙홀…한수원 사장 "덤핑수주 절대 아냐"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24.10.1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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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국감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14.  /사진=뉴시스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국감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14. /사진=뉴시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여야 의원들은 한국전력 (20,550원 ▲700 +3.53%)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체코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사업 수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올해 7월 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야권을 중심으로 금융지원 등 '덤핑수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여당 측은 "금융지원에 대한 체코 정부의 요청이나 확약이 없었고 원전 건설비용은 체코 정부가 조달한다"고 적극 반박했다.



국회 산자위는 14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한전과 한수원 등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황주호 사장을 상대로 "아무리 팩트(사실)를 얘기해도 위증이라고 하니까 갑갑하리라고 본다"며 "덤핑수주, 저가수주라고 하고 현지화율·로열티 문제로 24조원 수주액 중 팀코리아의 수출은 6조6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자를 보면 국민 혈세로 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데 그에 관한 팩트를 얘기해 달라"고 질문했다.



황주호 사장은 이 의원에 질의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이 의원은 △'입찰 과정에서 가격차가 큰 문제(변수)가 아니었다'는 경쟁사 프랑스전력공사(EDF) 사장 인터뷰 △현지화 60%의 범위 △재정지원의 의미 등을 추가로 물었다.

황주호 사장은 "재정지원이 주요 입찰요건이고 거액의 장기 저리대출을 약속했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철규 산자위원장이 재확인을 요청한 현지화율 60%의 의미에 대해서도 "협의 과정에서 조정이 될 것"이라며 "원자로 등 핵심 설비는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의 현지화율이고 체코 기업의 납품 요건이 맞지 않으면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체코 정부의 재원조달 능력 부족으로 한국 정부가 재정(금융)지원을 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건설이 확정된) 두코바니 5호기에 대해선 체코 정부 예산으로 한다"며 "6호기 역시 5호기와 마찬가지로 체코 정부가 (재원마련을) 시도한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황 사장은 금융지원에 대해서도 "체코 정부로부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고 지원의사를 밝힌 사업의향서(LOI)역시 대규모 해외 수주에 당연히 뒤따르는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앞으로 금융지원이 없다고 약속하라"는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구에 대해서는 "금융 기관은 투자해서 수익을 남길 수 있다면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체코 원전의 사업성과 기대 수익에 따른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날 국감에선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해외 투자 실패 △한전공대의 방만 운영 △송전망 설치 사업 시급성 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허성무 민주당 의원은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계획 중 보유 토지를 재평가해 평가액을 7조원 이상 높여서 부채율을 낮추겠다는 내용이 있다"며 "한전이 가지고 있는 토지는 처분할 수 없는 토지로 정부와 대통령실이 동의해서 이런 계획을 세웠다면 국민만 속이는 것"라고 말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계획을 수립했던 2022년 당시에는 대규모 적자로 자본 고갈이 우려됨에 따라서 자본잠식 방지를 위해서 토지자산 재평가를 추진했던 것"이라며 "정상적인 방법이라면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이었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한전의 부실한 해외 태양광 투자 실적과 한전공대 방만 운영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어리석은 투자자는 실패를 반복한다고 하는데 한전은 어리석은 투자자에 속한다"며 예측 신뢰도가 낮은 해외 태양광 사업에 투자해 손실을 본 사례를 나열했다. 김 의원은 또 한전공대 재학생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SSAP) 보고서를 제시하고 "'매일이 쉬는 날, 놀았다'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범죄를 부추기는 내용도 있다"며 "연수 지원 비용과 선발 인원 등 지나치게 풀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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