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대학들, 왜 성적만 보고 뽑는지 전혀 동의 못해"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세종=박광범 기자, 안재용 기자 2024.10.1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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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2024 국회 기재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머니S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2024 국회 기재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머니S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전세계 어느 대학도 한 지역에 있는 사람만 많이 뽑지 않는다"며 "왜 우리만 꼭 성적으로 뽑아야 하는지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이 한은이 제안한 '지역별 비례선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차 의원은 "한은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두고 서울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연세대는 '시기상조다', 고려대는 '검토한 바 없다' 등의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며 "교육부는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발 물러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이 부분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전세계 어느 국가도 한 지역 사람만 뽑지 않고 지방에서 골고루 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들이 한 지역에 있는 사람 말고 여러 지역에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생각만 바꾸면 이 제도는 변할 수 있다"며 "한은은 비정상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서울대는 모든 모집단위에서 할당이 가능한 지역별 지원자의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학과별로 뽑지 않고 전체의 80%를 지방에서 뽑겠다고 하면 모집단위를 유지하면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학과별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모집단위를 확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냈다. 이 총재는 "고등학생이 어떻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겠냐"며 "교수들이 학생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집단위를 트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 8월 사교육 관련 보고서를 내고 서울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과열된 입시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자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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