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 물리학상'이 미국 과학자 존 홉필드(91·사진에서 화면 왼쪽)와 영국계 캐나다인인 컴퓨터 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 제프리 힌턴(76·오른쪽)에게 돌아갔다. 지난 8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가 두 사람의 '2024 노벨 물리학상' 수상을 발표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노벨 물리학상은 물리학적 아이디어에 기초한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AI 발전의 핵심계기를 제공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분자생물학부 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컴퓨터과학부 교수에게 수여됐다. 노벨 화학상은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하는 데 AI를 활용해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최고경영자), 존 점퍼 연구원,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생화학과 교수에게 돌아갔다.
우선 노벨상 수상자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연구자는 아마도 화학상을 받은 허사비스 CEO일 것이다. 2016년 알파고와 프로바둑기사 이세돌의 바둑대국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이끈 당사자다. 그가 주도해 개발한 AI 기술은 당시 바둑을 포함한 게임영역에 응용됐지만 그 기술은 또 다른 응용의 과정을 거쳐 단백질 구조의 예측에 활용됐다.
둘째, AI는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기술이라는 특징이 있다. 허사비스 CEO는 화학에 관한 배경지식이 깊지 않지만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AI라는 튼튼한 기반을 화학분야에 응용해 훌륭한 결과를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학문적 순혈주의가 의미 있을 수도 있지만 융합연구나 응용연구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지평을 넓히는 게 더욱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셋째, 올해 노벨상 수상자 중 몇몇은 대학교나 연구기관 소속이 아니라 기업 소속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이는 대학교나 연구기관 위주의 순수한 학문적 연구와 기업 주도의 응용연구라는 이분법적 구조가 더 이상 통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오히려 대학교나 연구기관 그리고 기업 사이에 유기적인 연구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유용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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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사점들은 결국 지금까지 우리가 쌓고 있던 여러 장벽과 울타리를 헐어내고 새롭고 견고한 연구협업의 구조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AI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영역이다. 국가적 AI 연구생태계를 잘 정립해 장차 우리나라가 AI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