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유엔군은 레바논에서 나가라"…기지 정문 파손까지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4.10.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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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평화유지군, 레바논 철수 안 하면 헤즈볼라 인질 될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속개된 79차 유엔총회에서 가자 지구 전쟁의 정당성을 연설하는 장면./AFPBBNews=뉴스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속개된 79차 유엔총회에서 가자 지구 전쟁의 정당성을 연설하는 장면./AFPBBNews=뉴스1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을 향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철수를 요구했다.

13일(현지시간)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헤즈볼라의 거점과 전투 지역에서 평화유지군을 철수시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국제연합) 사무총장을 향한 메시지라면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평화유지군 철수를 계속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 헤즈볼라 테러리스트들에게 인간 방패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가 평화유지군 기지 근처에 숨어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평화유지군이 떠나야 한다는 취지다.

평화유지군은 2000년 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경계선인 블루라인에 주둔하며 해당 지역의 치안 회복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지상작전 개시에 앞서 평화유지군 재배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평화유지군이 피해를 받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대표부에 따르면 지난 10, 11일 레바논 남부 나쿠라에 위치한 평화유지군 기지 인근에서 이스라엘이 연달아 일으킨 폭발로 평화유지군 군인 4명이 부상을 당했다. 13일에는 이스라엘 전차가 평화유지군 기지 정문을 부수고 난입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피해 긴급히 후진하던 중 일어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영상 메시지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평화유지군의 부상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평화유지군 병사들이 대피를 거부한다면 그들을 헤즈볼라의 인질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화유지군과 이스라엘 군 병사들의 생명 모두가 위험해질 것"이라며 "(평화유지군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장 간단하고 분명한 방법은 그들을 위험지대에서 빼내는 것"이라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요구에 대해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국제법을 무시한다"고 비난했다. 평화유지군은 철수 요구를 거절하고 유엔 결의에 따른 임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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