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4명 vs 일본 193명...태풍·호우 피해 막는 방재기상지원관 '부족'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4.10.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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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 설치된 레이더 영상에 제18호 태풍 끄라톤 진행 방향이 보여지고 있다.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제18호 태풍 끄라톤 대비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었다. 2024.09.29. kmx1105@newsis.com /사진=김명원[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 설치된 레이더 영상에 제18호 태풍 끄라톤 진행 방향이 보여지고 있다.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제18호 태풍 끄라톤 대비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었다. 2024.09.29. [email protected] /사진=김명원


태풍·집중호우·쓰나미 등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정책 판단을 돕는 우리나라의 방재기상지원관 수가 일본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방재기상지원관으로 활동하는 이는 총 14명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1개 지자체에만 상시 파견이 이뤄지고 있으며 2개 지자체는 여름철 한시적으로만 파견되고 있다.



방재기상지원관이 파견되지 않은 4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자체 예산으로 방재기상지원관을 둔 경기도를 제외한 3개 지역은 방재기상지원관이 전무했다. 방재기상지원관을 한 명도 두지 않은 3개 지역은 바다와 맞닿은 울산·경남 그리고 지난 7월 시간당 155㎜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려 제방이 무너지고 일부 마을이 침수됐던 대전 등이다.

국내에 방재기상지원관이 도입된 것은 2018년이다. 기상청이 30년 이상 기상업무를 본 퇴직 예보관과 퇴직 군인을 뽑아 지자체에 파견해 방재 상황에서 국민의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일조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도입 6년이 지난 현재까지 17개 광역지자체당 1명의 방재기상지원관도 못 채운 셈이다.



일본의 경우 각 지방기상청에서 민간 전문가를 위촉해 지자체에서 상시 고용하거나 파견하는 '기상방재어드바이저' 제도를 운용 중이다. 현재 일본 기상당국이 보유한 민간 전문가는 193명으로 퇴직예보관 87명과 기상예보사 106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37명은 상시 고용됐고 나머지 인력은 필요시 한시적으로 투입된다.

일본 기상청은 2020년 규슈 지방에 시간당 최고 98㎜의 폭우가 내려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기상방재어드바이저 제도를 신설하고 지금과 같은 규모의 조직을 구성했다. 일본보다 먼저 방재기상지원관 제도를 도입한 한국도 같은 해 장마철 집중 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물난리가 났다. 이후 현재까지 방재기상지원관이 1명 증원되는 데 그쳐 대비된 모습을 보였다.

확충의 걸림돌은 예산이다. 기상청의 방재기상지원관 관련 올해 예산은 4억2200만원이다. 2022년 4억600만원보다 14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방재기상지원관 월 급여는 240만원 수준이다. 홀로 근무해야 해 비상근무 시 대체 근무자가 없어 업무 강도가 매우 높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0년 이상 공직에 몸담으며 이보다 많은 퇴직연금을 수령하는 퇴직자로부터 외면받게 됐다. 기상청은 노하우를 갖춘 퇴직자 지원이 저조해지자 올 초 최소한의 자격만을 갖춘 20대 방재기상지원관을 일부 지역에 배치하기도 했다.

박홍배 의원은 "방재기상지원관 제도가 도입됐지만 운영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가 원래의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10.08.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사진=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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