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2일 "가장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불량배 국가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에 '온 나라가 통째로 분노의 활화산으로 화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수천만 우리 인민이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무자비한 보복 열기로 피끓이며 노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2일 "가장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불량배 국가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외무성은 "모든 공격 수단들은 임의의 시각에 즉시 자기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게 된다"라고 밝혀 전군이 '전시 태세'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 사진=뉴스1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북한이 남한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고 이를 외부에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데 대해 "체제 위협을 확대해서 내부를 통제하는 데 이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그만큼 북한 내부가 흔들린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대북 소식통은 "통미봉남(미국과 소통하고 남한을 봉쇄) 전략을 유지해 오던 북한이 최근 김정은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남한을 직접 비난하는 상황은 내부 결속이 급하게 필요하다는 의미"라면서 "우리 정부를 윽박질러 남남갈등을 유발시켜 우리 군의 대북방송이나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등을 그만두게 만들려는 목적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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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여정 "용산에 삐라 뿌리면 어떨지"…軍, 풍선에 안전위해물질 넣거나 무인기 침투 도발 등 대비 강화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상공에서 북한의 대남 쓰레기풍선이 떠다니고 있다. / 사진=뉴시스
군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북한의 무인기 침투를 비롯해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감시·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만일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군은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합동참모본부는 현재 북한의 무인기 침투 가능성을 중점 대비하고 있다. 또 북한이 쓰레기풍선에 안전 위해물질을 넣거나 원격으로 풍선 적재물을 터뜨리는 '고의적 도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대응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5월28일부터 국내 민간단체가 종합감기약과 전단 등을 보내는 것을 빌미로 총 28차례에 걸쳐 대남(對南) 쓰레기·오물풍선을 살포했다. 현재까지 풍선에 쓰레기와 일부 인분이 발견되긴 했지만 안전을 위협할 만한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 쓰레기풍선은 발열 타이머가 장착돼 일정 시간이 지나면 터지도록 설계됐다. 일부 쓰레기풍선에선 GPS가 발견됐다. 다만 방향 전환 장치 등은 존재하지 않아 풍향과 같은 기상 여건에 따라 쓰레기풍선 낙하지점이 매번 달라졌다.
지난달 19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한 주택 마당에서 발견된 쓰레기풍선 잔해. / 사진=뉴스1
김여정은 이날 노동신문에 "그들(한국군)의 말대로라면 군대가 아닌 우리의 민간단체들이 무인기로 서울의 대통령실 상공에 정치선동 삐라(전단)를 뿌린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소리가 될 것"이라며 "과연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 때 한국 정부 특히 군부깡패들이 어떻게 피대(핏대)를 세우고 반응할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의 발언은 지난 11일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에 3차례 침투해 삐라를 살포했다'는 북한 외무성의 중대성명을 반박한 우리 군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당시 합참은 "북한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민간단체 등이 무인기를 보냈을 가능성은 확인해 봐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한 바 있다.
대북 소식통은 "통미봉남(미국과 소통하고 남한을 봉쇄) 전략을 유지해오던 북한이 최근 김정은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남한을 직접 비난하는 상황은 내부 결속이 급하게 필요하다는 의미"라면서 "북한 체제의 위협이 커지면서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한국 무인기가 다시 침투한다면'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도발을 시사하긴 했지만 관련 발언은 우리 국민들에게 안보 불안감을 조성하고 남남갈등을 유발시키려는 것"이라며 "윽박지르고 남남갈등을 유발시켜 우리 군의 대북방송이나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등을 그만두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원도 삼척 인근 야산지역에서 북한의 무인기로 추정되는 기체가 2014년 발견된 모습. / 사진=뉴스1
국방부 "김여정 적반하장…국민 안전 위협땐 북한 정권 종말"
국방부는 이날 '북한 김여정 담화 관련 국방부 입장'을 내고 "김여정의 담화는 끊임없이 도발을 자행하고 최근에는 저급하고 치졸한 오물·쓰레기 풍선 부양을 해 온 북한이 반성은커녕 우리 국민까지 겁박하려는 적반하장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김여정은 이번 담화에서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행위'라는 표현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였으나 정작 북한은 지금까지 이미 10여회 우리 영공을 침범한 바 있다"며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포함한 거듭되는 실정을 만회하기 위해 오물·쓰레기 풍선을 살포해 놓고 마치 우리 민간단체 대북풍선 부양에 원인이 있는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 외에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북한 정권으로서 이번 담화는 남남갈등을 조장해 국면을 전환해 보려는 전형적인 꼼수"라면서 "소위 '평양 무인기 삐라 살포'의 주체도 확인하지 못한 북한이 평양 상공이 뚫린 것을 두고 '끔찍한 참변', '공격태세'를 운운하는 것은 독재정권이 느끼는 불안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방부가 13일 "만약 북한이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1호 열병차량에 탑승해 사열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원통형 발사대가 장착된 장비가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5. 현무-5는 탄두 중량만 8t에 달해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할 수 있다. /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은 북한 정권"이라며 "만약 북한이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