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책 매진사태로 온라인중고서점 알라딘에는 중고도서 전문업자들의 매물이 최고 14만원대에 올려져 있다.
일부 독자들은 한강 작품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지역 사정도 서울과 다르지 않아 작은 책방 수준의 서점에서도 한강 작품을 만나기는 어렵다는 전언이다.
정가 1만5000원인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온라인중고서점 알라딘에 4만~5만원대에 올려져 있다. /사진= 유동주 기자
심지어 일부업자들은 애타게 작품을 찾는 독자들을 겨냥해 정가 1만5000원 책을 최고 14만원에 등록해놨다. 4만~5만원대에 책을 올려놓은 경우도 수두룩하다.
외국 서점 분위기도 비슷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독서 인구가 아직 많아 서점업이 여전히 강세인 일본은 물론이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번역본 뿐만 아니라 한국어 원서까지 매진사태에 동참했다. 런던의 주영국 한국문화원이 보유하고 있던 재고를 현지 대형 서점에 내놓자 하루만에 다 팔리기도 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서울야외도서관 광화문책마당'을 찾은 시민들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읽고 있다.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한강에 대한 관심과 독서를 '힙하게' 여기는 '텍스트힙'(Text Hip) 트렌드가 맞물려 대한민국 곳곳에 독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2024.10.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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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쇼크'에 韓문학 주류로 떠오른 여성 작가들 다시보기 열풍한강의 노벨상 수상 이후 그동안 문단 내에서만 거론되던 여성 작가들의 활약상도 재조명되고 있다. 남성 작가가 주류였던 1990년대까지의 환경과는 달리 2000년대 이후 눈에 띄게 여성 작품이 많아졌지만 한국 문학 침체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스트 한강'에 대한 관심이 여성 작가들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문학번역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수년 간 한강 외에도 한국 작가들은 다양한 국제 문학상을 받았고 그 중 3분의 2정도가 여성작가였다. 만화와 동화 등을 포함한 영향도 있지만 여성 작가가 해외에서 인정받는 횟수가 이전에 비해 급증한 것도 사실이다.
노벨상을 선정하는 스웨덴 아카데미도 올해 비서구권 '여성'을 뽑을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세계 문학계가 여성 작가에 눈을 돌리고 있어 '포스트 한강'도 여성 작가일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때마침 한강의 노벨상 수상과 같은 시기에 전해진 한인 작가 김주혜의 톨스토이 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 수상도 K-문학의 '여성' 파워를 입증하고 있다. 김주혜는 '작은 땅의 야수들'이라는 작품으로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평가받는 톨스토이 문학상의 해외문학상 부문을 수상했다. 드라마로 만들어져 세계적 인기를 끈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 등도 K-문학을 대표하는 주자 중 한 명이다. 김애란·정이현 등 잘 알려진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아동문학가인 백희나와 이수지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인 담긴 그림책으로 이미 세계적 권위의 안데르센상을 받은 바 있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2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신작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