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관악구 자율방범대원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김지은 기자
지난 12일 오후 2시쯤 서울 관악경찰서. 70대 최태숙씨는 바닥에 놓인 사람 마네킹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관악경찰서 신림지구대와 범죄예방대응과는 60~70대 관악구 자율방범대원 15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체포술 등 현장대응요령 교육에 나섰다.
자율방범대원들은 일명 우리 동네를 지키는 '마을 순찰대원'이다. 평소에는 가게를 운영하고 손자·손녀를 돌보는 평범한 이웃이지만 순찰 조끼를 입고 나면 우리 동네를 지키는 방범대원이 된다.
지난 12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관악구 자율방범대원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김지은 기자
119 신고에 가슴 압박까지… 위급 상황에 기억할 것
응급처치강사 자격증을 보유한 한기성 구암지구대 경사가 심폐소생술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영상=김지은 기자
한 경사는 위급 상황에서 4가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어깨 두드려보고 숨소리 들어보고 가슴 올라오는지 등 의식 확인 △주변 사람 지목해 119 신고 요청하기 △손깍지를 끼고 유두와 유두 선이 이어지는 중간에 손바닥 뒤꿈치 닿기 △분당 100~120회 정도 심폐소생술 실시 △119 구급대원 올 때까지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깊게 압박하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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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도 배웠다. 전원 버튼을 누르고 패드를 오른쪽 쇄골 아래, 왼쪽 유두 아래 중간 겨드랑이선에 부착한다. 커넥터를 연결하고 실행 버튼을 누르면 작동된다. 심장 리듬 분석이 끝나고 가슴 압박을 하라는 안내가 나오면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면 된다.
방범대원들은 교육 내용을 휴대폰 영상으로 녹화하는 등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다. 7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우리는 이런 것들 배울 기회가 흔하지 않다"며 "주변 사람들한테도 공유해주고, 나중에 잊지 않으려고 영상을 찍었다"고 말했다.
급성심장정지 증가세… "가족 지키기 위해 미리 배울 것"
자동제세동기(AED) 키트 안에는 각종 패드와 장비들이 들어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심정지 환자를 보면 80세 이상 심정지 환자가 32.1%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70대 21.8%, 60대 18.3% 순이었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 생존율은 12.2%로, 시행하지 않았을 때(5.9%) 보다 생존율이 2.1배 높았다.
경찰은 자율방범대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긴급 상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악구는 총 20개동에 22개 자율방범대가 있다. 전체 인원은 약 454명이며 평균 연령은 60대다.
경찰 관계자는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대부분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당황해한다"며 "경찰은 주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받지만 자율방범대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는다. 앞으로 올바른 장비사용법 등 정기적인 관련 교육이 이뤄지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