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여름 더위, 온열질환자 응급실 방문 31.4%↑…사망자 34명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10.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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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시기별 온열질환자 통계./사진제공=질병관리청발생시기별 온열질환자 통계./사진제공=질병관리청


지난 여름 전국 평균 기온이 1973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하는 폭염이 이어졌다. 이로 인한 온열질환자의 응급실 방문이 급증했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도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수칙을 안내하는 등 국민 건강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질병청이 13일 발표한 올해 여름철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자는 전년 대비 31.4% 증가한 3704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34명으로 집계됐다.



감시체계는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진행했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영향을 조기에 인지하고 국민에게 알려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여름철 운영되고 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질병청은 전국 약 500여 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 발생을 감시하고 주요 발생 특성 정보를 일별로 제공해왔다.



신고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중 20명은 남성, 14명은 여성으로 확인됐다. 이 중 10명은 80세 이상 연령층, 28명은 실외에서 발생했다. 사망자의 추정사인은 주로 열사병(94.1%)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중 지역별로는 경남(6명, 17.6%)이 가장 많았다. 충남·전남·경북은 각각 5명, 서울·경기·강원은 각각 2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18년(48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60대 이상은 23명으로 지난해 대비 14.8% 감소했지만 60대 미만은 11명으로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전체 온열질환자의 28.2%는 8월 초순에 발생했다. 사망자도 8월 초순에 발생한 경우가 44.1%에 달했다. 지난 8월 초순 평균 최고기온은 33.6도 전년 대비 1.2도 높았는데 더운 날씨로 인한 인명피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위에 더 취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50대가 716명(19.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678명(18.3%), 40대 538명(14.5%), 30대 478명(12.9%), 70대 434명(11.7%)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중 30.4%가 65세 이상 노년층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신고환자 수도 80대 이상 고령층이 많았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2060명(55.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열사병 732명(19.8%), 열경련 556명(15.0%), 열실신 302명(8.2%)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767명, 전남 407명, 경남 377명, 경북 290명, 충남 244명 순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신고환자 수는 전남 22.7명, 제주 18.3명, 전북 13.0명, 충북 12.3명, 경남 11.7명 순이었다.



발생장소는 실외가 2914명(78.7%)으로 실내(790명, 21.3%)보다 3.7배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실외 작업장이 1176명(31.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논·밭 529명(14.3%), 길가 364명(9.8%), 실내 작업장 339명(9.2%) 순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25.6%, 무직 13%, 농립어업숙련종사자 10% 순으로 집계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기후변화로 전국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가 각각 가장 높았던 올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와 사망자도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며 "질병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기후민감집단의 장소·상황별 맞춤형 예방수칙을 세분화해 안내하는 등 폭염으로 인한 국민 건강피해 최소화에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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