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20년 5월,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는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하고,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었다"며 "노사문화도 시대의 문화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의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 관계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이 4~5년마다 공개 사과를 하고 있다. 사과 이유도 '운영실책에 대한 사과'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조 문제에 대한 사과'로, 최근엔 '부진한 경영 성과 및 기술경쟁력에 대한 사과'로 다양해졌다. 잘못이 있다면 사과하는게 옳다. 사과하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또, 사과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함께 미래에 대한 약속이 동시에 담긴다. 이런 점에서 삼성의 사과는 아쉽지만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삼성의 전략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대대적인 투자를 앞세운 '규모의 경제'는 삼성 메모리 반도체의 성공 공식이었다. 그러나, 비메모리와 메모리는 본질적인 '업의 성격'이 엄연히 달랐다. 고객과 기술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밀어붙인 비메모리/파운드리 관련 대규모 투자는 큰 부담이 됐다.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낮은 투자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대한 전략적 수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놀랍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전략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고, '예스맨'이 아닌 '실력 있는' 인물을 발탁해 맡겨야 한다. 삼성의 회장은 숫자가 아닌 큰 그림을 봐야 하고, 공장 대신 사람을 살펴야 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더 이상의 사과도 없어야 한다. 통렬한 자성(自省)과 자정(自淨)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잦은 반성문 제출은 '패배 의식'을 굳힌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는데, 지체할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