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북한 외무성이 전날 발표한 '주권사수, 안전수호의 방아쇠는 주저없이 당겨질 것이다' 제하의 '중대 성명'를 싣고 한국이 지난 3일, 9일, 10일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를 살포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지난 9일 새벽 북한이 주장하는 한국의 무인기에서 삐라묶음이 살포되는 장면과 '삐라묶음통'에 담긴 전단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 사진=뉴스1
12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주권사수, 안전수호의 방아쇠는 주저없이 당겨질 것'이라는 외무성 중대성명 전문을 그대로 보도했다. 통상 북한은 긴급한 주요 사안은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알린다. 주요 사안 가운데 주민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민감한 사안이 있으면 주민들이 아침에 보는 '노동신문'에선 제외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가장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불량배 국가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
외무성은 "이번 령공(영공) 침범사건은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엄중한 범죄행위이며 자위권 행사의 명백한 대상으로 된다"며 "대한민국이 자멸을 선택한 것이고 멸망을 재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과 총참모부, 군대의 각급은 사태 발전의 각이한 경우에 대응할 준비에 착수했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모든 공격수단들은 임의의 시각에 즉시 자기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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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우리 군이 무인기를 보냈다면 평양에서 북한의 레이더망에 포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우리 군의 설명이다. 민간단체가 보낸 무인기일 가능성 등에 대해선 입장을 열어놓은 상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가장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불량배 국가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은 "모든 공격 수단들은 임의의 시각에 즉시 자기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게 된다"라고 밝혀 전군이 '전시 태세'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 사진=뉴스1
이어 "북한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만약 어떤 형태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하고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도 북한의 발표가 여러 의문점을 지닌다며 사실관계 확인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그동안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다양한 공작이나 허위사실 등을 유포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외무성 명의는 '적대적 두 국가'에 따른 조치로 해석되지만 북한군 명의가 아닌 것이 의문점"이라며 "북한군이 우리 무인기를 발견하거나 추락한 잔해도 확인했는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만약 민간단체가 보내지 않았는데 북한이 저런다는 건 본격적으로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무인기 등 어떤 형태로든 도발하겠다는 것"이라며 "민간단체가 보냈다면 말 그대로 최후통첩"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북한의 자작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김정은이 지시한 '적대적 두 국가'를 헌법에 명시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관련 명분을 쌓는 작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