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기차 화재 땐 속수무책...산림청 관리지역 28곳 '과충전 방지장치' 없어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024.10.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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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

(인천=뉴스1) 이승배 기자 = 14일 오전 전기차 차량 화재가 발생했던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화마의 흔적이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전기차에서 폭발이 일어나 주민들이 대피하고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024.8.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이승배 기자(인천=뉴스1) 이승배 기자 = 14일 오전 전기차 차량 화재가 발생했던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화마의 흔적이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전기차에서 폭발이 일어나 주민들이 대피하고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024.8.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이승배 기자


국립 휴양림 등 산림청이 관리하는 지역 주차장 대부분에 전기차 화재를 막기 위한 과충전 방지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 소화기' 등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도 전무한 상태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산림청 관리지역(관리기관) 내 전기차 주차장 및 충전시설 관리' 자료에 따르면 총 33곳의 관리기관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58개(급속 충전기 38개, 완속 충전기 20개)다.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지 않은 산림청 관리기관은 없었다. 각 기관에 1~5개씩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과충전 방지장치는 5개 관리기관에서 사용하는 7개 충전기에 대해서만 설치돼 있었다. 휴양림의 경우 △국립달음산자연휴양림(1개·부산) △국립대관령자연휴양림(1개·강원) △국립대야산자연휴양림(2개·경북)이다. 이밖에 △청양산림항공관리소(1개·충남) △익산산림항공관리소(2개·전북)다. 과충전 방지장치는 전기차 충전기 개수에 맞게 설치돼 있었다. '리튬 소화기'가 있는 곳은 최근 3개를 설치한 △국립수목원이 유일했다. 다만 국립수목원 주차장에도 과충전 방지장치는 없다.

33개 산림청 관리기관에는 △국립산림과학원(서울)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대전) 등 산림과는 먼 도시에 위치한 시설도 있다. 산림을 끼고 있는 17개 휴양림·숲속야영장으로 대상을 좁혀보면, 이 가운데 3곳에만 과충전 방지장치가 설치돼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20.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20. [email protected] /사진=조성봉
과충전 방지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휴양림·숲속 야영장 14곳은 △국립신불산자연휴양림(울산) △국립상당산성자연휴양림(충북) △국립용지봉자연휴양림(경남) △국립진도자연휴양림(전남)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충남) △국립방장산자연휴양림(전남) △국립화천숲속야영장(강원) △국립회문산자연휴양림(전북) △국립삼봉자연휴양림(강원) △국립가리왕산자연휴양림(강원) △국립용대자연휴양림(강원) △국립유명산자연휴양림(경기)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강원)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전북)이다.

전기차 화재는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소화기 등 일반적인 진화 장비로는 불을 끄기 어렵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휴양림이나 수목원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빠른 속도로 산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고 대부분 소방서와 거리가 멀어 조기에 불을 끄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상향식 물 분사 장치나 이동식 수조 등이 설치된 곳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문 의원실은 일반 차량 화재가 산불로 번진 사례가 있는 만큼 전기차 화재 발생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실이 조사한 결과 2020년에는 3건의 차량 화재로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3개에 달하는 2.12ha(헥타르·2만1200㎡)가 소실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3건의 차량 화재로 3.55ha(3만5500㎡)가 불에 탔다. 지난 3월에는 경북 영덕에서 트럭에 발생한 불이 인근 산으로 옮겨붙어 임야 3.5ha(3만5000㎡)가 소실됐다.


문 의원은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기차 화재 예방과 진압 대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산림청 관리기관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산림청 관리기관에 설치된 모든 전기차 충전기에 대해 과충전 방지 장치와 리튬 전용 소화기를 신속하게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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