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카리나” 단 한 곡으로 가치 증명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4.10.1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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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미니앨범 선공개곡 'UP'으로 차트 1위 등극

에스파 카리나 / 사진=SM엔터테인먼트에스파 카리나 / 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는 못 하는 것이 없다. 그의 기사 헤드라인에는 늘 “대세, 완벽”과 같은 수식이 따르더니, 최근 발표한 솔로곡 ‘UP(업)’으로는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UP’에서 카리나는 후렴구가 나오기 전에도 숨 가쁘게 파워보컬을 쏟아내더니 ‘친절히 너를 감아내 / 이제부터 난 네 모든 걸 다 알아내 / They hating’처럼 랩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카메라 앞, 무대 위에서 카리나는 누구라도 눈을 내어주게 되는 아우라를 발산한다. 예쁘고 다재다능한 데다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오는 순간 강렬한 모습을 보여줄 줄 안다. 그러니 카리나에게 좀처럼 시선을 떼기 어렵다.

카리나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가사를 쓴 ‘UP’은 그의 현재다. 이 노래에서 그는 아예 작정하고 “모두를 사로잡겠다”라는 제스처를 전면에 담으며 “아무도 넘보지 못한 Height”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네 안에 모든 걸 잊게” 할 정도 “감아”낼 수 있다는 확신은 이 노래가 음원차트 1위를 하면서 현실이 됐다.



미니멀한 힙합풍 사운드에 노래와 랩을 오가며 변주하는 ’UP’이 완전하게 들릴 수 있는 것은 보컬리스트로서 카리나의 역량 때문이다. 그가 “우”와 같은 애드리브나 “괜히 들러붙기만 하거든”과 같은 랩을 할 때는 힘들이지 않고 감각적인 바이브를 내고, 후반부 곡의 클라이맥스에서는 시원하게 고음을 터트린다. 노래의 4분1만 부르며 그간 할 수 없었던 완곡을 하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카리나의 능력들이 함께 터져 나온다.

에스파 카리나 / 사진=SM엔터테인먼트에스파 카리나 / 사진=SM엔터테인먼트


흥미로운 건 ‘UP’이 그의 온전한 솔로 활동 곡은 아니라는 점이다. ‘UP’은 에스파가 21일 발매하는 새 미니앨범 ‘Whiplash(위플래시)’에 수록된 선공개 곡이고, 이 곡이 발표된 9일에는 에스파 멤버 전원의 솔로곡이 나란히 공개됐다. 팬 서비스 차원의 신보 맛보기에 불과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카리나는 ‘UP’ 공개 4시간 만에 멜론 실시간 차트 톱100에서 1위를 했다. 이는 에스파 컴백의 메인 이벤트도 아니었고, 때문에 뮤직비디오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당연히 이 곡을 위한 프로모션이랄 것도 없었다.

카리나의 1위는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그를 뒤따르는 대세라는 수식이 단순히 그의 외모를 칭찬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입는 옷, 그가 하는 메이크업, 그리고 그가 부른 노래를 따라가는 워너비의 증명이다. 이것은 또한 카리나가 정식으로 솔로 출사표를 던지게 될 때 “언제든지 환영”이라는 대중의 손짓이기도 하다.

그리고 카리나의 1위를 기점으로 K팝 지형의 세대가 움직였다. 4세대로 이뤄진 요즘 아이돌 대세 ‘장카설’(장원영, 카리나, 설윤)은 솔로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기회는 아직 없었다. 그러나 카리나가 그룹 앨범에 수록된 솔로곡으로 우연히 자신의 현재 온도를 체감하면서 ‘장카설’이 단순히 아이돌 최고의 외모를 꼽는 기준이 아님을 증명했다. 물론 이것은 카리나의 실력이 전제했기에 가능했던 움직임이고, 결괏값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도 카리나뿐이다. 어찌 됐든 카리나는 가치 증명과 함께 ‘UP’이라는 곡명처럼 자신의 방향은 더 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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