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이제 내려간다...추가 인하는 "가계부채 보고"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10.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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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3년2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한국은행은 이번 인하를 시작으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점차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 속도에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한은이 내년 초까지 금리를 더 내리지 않고 호흡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한은도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3년2개월 만에 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이다.

이번 금리인하의 가장 큰 배경은 1%대로 내려간 물가 지표다. 1%대 물가상승률은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제 물가가 '뚜렷한 안정세'를 보인다고 평가한다. 금리인상으로 대응했던 '고물가와의 전쟁'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셈이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2% 이하로 떨어진 입장에서 현재 기준금리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불필요하게 너무 오랫동안 금리를 긴축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인하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내수 회복이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내수 경기에 대한 한은의 전망이 비관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금리를 내린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내수 개선이 빠르지 않고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은의 8월 전망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


앞으로의 금리인하 속도를 좌우할 재료는 가계부채와 수도권 집값 추세다. 지난달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부담을 덜어준 만큼 앞으로의 추이도 중요하다. 물가가 당분간 큰 변동없이 안정세를 이어간다는 전제에서다.

이 총재는 "8~9월 주택 거래량이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이후 둔화되고 있다"며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융안정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기 때문에 정책 공조를 하면서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처럼 큰 보폭으로 금리를 내릴 확률도 낮다. 이번 금통위에서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인하했지만 금융안정에 대한 고려도 하기 때문에 '매파적인 인하'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물가안정과 함께 금융안정을 고려하면서 금리를 낮춰가는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10% 넘게 올랐고 금리도 500bp(1bp=0.01%포인트) 이상 올렸기 때문에 50bp 금리를 내린 것"이라며 "우리는 금리를 300bp 정도 올렸고 추가로 금융안정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50bp씩 내린다고 우리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은 2021년 8월(0.5→0.75%)을 시작으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두 차례의 빅스텝(한 번에 0.5%p 인상)을 포함해 총 10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연 3.5%로 기준금리를 운용해왔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는 다음달 28일로 7주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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