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건 2대 중 1대 노후 제품…노후율 53.7%, 안전성 '우려'

머니투데이 익산(전북)=나요안 기자 2024.10.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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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의원, "국회 문제 제기에도 장비 도입 실패·혈세 낭비, 경찰청 책임져야"

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익산을)/사진제공=한병도의원실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익산을)/사진제공=한병도의원실


경찰청이 2016년부터 개발 추진했던 한국형 전자충격기의 현장 도입이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사이 경찰청 보유 테이저건 노후율은 50%를 넘겼다.

11일 국회 행안위 소속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익산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총사업비 13억5000만원을 투입해 개발에 나선 한국형 전자충격기가 최종 납품검사에서 불합격해 현장에 도입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기존 테이저건의 단점을 보완하고 일선 경찰 현장 대응력 강화와 장비 국산화를 위해 한국형 전자충격기 개발을 추진했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100정의 시범 제품을 구입해 여섯 차례에 걸친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장비 불량률이 90%에 달하는 등 안전성과 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2021년 11월 7차 전수검사에서 불량률이 0%로 단숨에 개선됐다고 밝히고, 2022년 시범 운용을 거쳐 2755정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현장 도입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실시한 최종 납품검사에서 탈락해 도입이 불발됐다. 기기와 카트리지(전극침) 구매에 지급한 선금 29억4300만원도 돌려받지 못해 개발 업체와 소송 중이다.

한편 경찰청이 보유한 테이저건 두 대 중 한 대는 내용 연수 10년이 초과한 노후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형 전자충격기 도입이 불발된 이후 노후율은 57.6%까지 치솟았다.
테이전건 현황./사진제공=한병도의원실테이전건 현황./사진제공=한병도의원실
노후 테이저건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에는 광주에서 테이저건을 맞아 진압된 대상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사용된 기기가 2010년 7월에 도입된 노후 제품이었다.

한 의원은 "테이저건은 국민과 일선 경찰관의 안전과도 직결된 주요 물리력이다"며 "과거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 당시 한국형 전자충격기의 문제점을 반복 제기했음에도 도입을 강행하더니, 결국 장비 도입 실패와 혈세 낭비라는 결과만 남긴 경찰청은 응당 책임을 져야 하고, 테이저건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후 기기 교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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