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에 놀란 부친 한승원 "세상이 발칵 뒤집어진듯"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10.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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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시민들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시민들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세상이 발칵 뒤집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이 "소식을 듣고 당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기쁨을 드러냈다.

한 작가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이 사고를 잘 내더라. 뜻밖의 인물을 찾아내서 수상한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었지만 전혀 기대를 안 했다"고 한강 작가 수상에 대해 말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전날 오후 8시 한강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 작가는 한림원 측이 발표 직전인 오후 7시 50분쯤에야 한강에게 수상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그 사람들이 무서운 사람들"이라며 "(한강이) 그 기쁨을 엄마, 아빠한테도 말할 기회가 없이 전화를 받고 그랬는가 보더라. 실감이 안 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한 작가는 딸 작품에 대해 "한국어로선 비극이지만 그 비극은 어디다 내놔도 비극은 비극인데 그 비극을 정서적으로 서정적으로 아주 그윽하고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것들과 여린 인간들에 대한 사랑 같은 것들이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싶고, 그것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이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게 없다. 하나하나가 다 명작들이다. 이게 고슴도치는 내 새끼가 예쁘다고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라며 딸 작품을 치켜세웠다.


한승원은 1966년 등단 이후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냈다. 그간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올 초에는 자전적 이야기의 장편소설 '사람의 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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