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을 투자하고, 그 돈이 더 불어나길 바라는 '욕구'가 부동산 시장에 있다. 큰돈과 욕심에는, 사기꾼들이 좋아하는 '냄새'가 난다.
최근 2021년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34개월 간 체결된 국내 부동산 거래 약 318만6963건 중 중개거래 비중은 54.2%에 그쳤다. 나머지 45.8%가 불법·무등록 중개를 포함한 직거래였다는 사실은 아직 한국 부동산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직거래는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직거래를 빙자해 무자격자가 '뒷돈'을 챙겨도, 법정상한요율을 넘긴 초과보수를 받아도 안걸리면 그만이다. 자료보관 의무가 없어 소송을 해도 잡아내기 힘들다.
'가짜 부동산'이 판치는 부동산 시장은 암시장과 같다. 직거래 중 무등록 중개가 얼마나 되는지, 불법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인지 통계로 잡히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취재과정에서 확인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일반 수요자가 전재산을 걸고 직거래를 택한다는 건, 눈을 가린 사슴이 맹수들이 우글대는 정글에 발을 내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순간의 실수가 인생의 뿌리를 흔들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부동산을 직거래로 하려면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안전장치도 마련해둬야 한다. 눈감고 '로또 번호'를 찍었을때처럼, 당첨확률은 지극히 낮다. 눈가린 사슴은 군침흘리는 하이에나들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