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내렸다…통화긴축서 완화로 3년2개월만에 피벗

머니투데이 세종=박광범 기자, 김주현 기자 2024.10.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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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0.25%p(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째 유지해온 연 3.5% 기준금리를 내린 것이다. 한은이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면서 시작된 통화긴축 기조가 3년2개월(38개월) 만에 종료된 셈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하며 안정 기조가 강화된 가운데 내수 부진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간 기준금리 인하를 지연시켰던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것도 금리인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금통위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인하했다.

지난해 1월13일 이후 약 1년9개월째 묶어온 연 3.5% 기준금리와의 이별이다. 앞서 한은은 1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는데 이는 최장 기간 동결 기록이다.



이로써 한은이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면서 시작된 통화긴축 기조도 3년2개월 만에 끝을 맺게 됐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통방문과 비교해 볼 때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은 커졌고 집값 및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대한 진단은 다소 완화됐다.


금통위는 "주택시장은 수도권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량도 축소됐으며 지방에서는 부진이 이어졌다"며 "이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규모도 상당폭 축소됐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의 영향으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8월 통방문에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다고 한 바 있다.



그렇다고 금통위가 집값 및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감을 완전히 없앤 건 아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리스크에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진의 골이 깊은 내수 상황도 금리 인하 결정의 배경이 됐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내수 회복세는 아직 더딘 모습"이라며 "앞으로 국내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지난 8월에 비해 전망(올해 2.4%, 내년 2.1%)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향후 성장 경로에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및 IT(정보기술) 수출 흐름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내려 내수 회복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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