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쌓이는데, 대출할 곳 없다"…고민 커지는 인뱅 3사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10.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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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3사의 대출과 예금 잔액/그래픽=윤선정인터넷은행 3사의 대출과 예금 잔액/그래픽=윤선정


인터넷은행들이 늘어나는 예금에 비해 대출이 늘지 않아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금리인하기에 들어서며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예대율(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은 각각 79.8%, 71.7%, 59.6%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토스뱅크는 예금 10을 받아서 대출로 6만큼을 내줬다는 뜻으로 예대율은 자산운용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쓰인다.



문제는 인터넷은행들의 예대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율은 단순 평균 96.2%다. 인터넷은행들이 5대 은행에 비해 지출한 비용(예금)에 견줘 수익(대출)을 충분히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대출과 함께 대출의 양대 축 중 하나인 기업대출 부문인 개인사업자 대출만 이뤄지면서 대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3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6월말 기준 33조6185억원으로 4조906억원 수준인 기업대출의 8배 수준이다. 통상 대형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비율을 일대일로 유지한다.



아울러 낮은 금리로 경쟁력을 지닌 가계대출 부문도 늘어나는 가계부채 때문에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다. 특히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 잔액은 1년새 12조6028억원(60%) 증가했는데, 이를 두고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기존 은행과 다르지 않은 주담대에서 나오는 게 설립 취지와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직 주담대 상품이 없는 토스뱅크가 예대율이 더 낮은 이유다.

역설적으로 인터넷은행들의 모임통장·파킹통장 등 수신 상품이 흥행한 영향도 있다. 3사의 수신 잔액은 지난 2분기말 기준 103조7500억원으로 전년 동기(82조4700억원)보다 2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수신 잔액이 8.3%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인터넷은행들은 효율적인 자본관리를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인터넷은행 최초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도 내년 중에 개인사업자 대상 1억원 초과 신용대출, 사업자 담보대출 등을 출시해 포트폴리오도 확대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광주은행과 '함께대출'을 출시해 1개월만에 취급액 700억원을 돌파했다.


투자운용도 늘리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올해 재무실 산하에 자금운용본부를 신설하고 투자·운용 분야 전문가를 배치했다. 이에 투자금융자산은 지난해말 12조4000억원 규모에서 지난 상반기 14조70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투자금융자산 수익률도 25BP(1BP=0.01%P) 증가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예대율이 올라가서 수익성이 강화되면 최상의 시나리오"라면서도 "들어오는 예금을 모두 대출로 쓰지 못하더라도 투자자산을 늘린다거나 하는 방향으로 금리인하기에 맞게 자산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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