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WGBI 편입, 자본시장 서프라이즈 이어지려면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10.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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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네번째 도전 끝에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2022년 9월 '관찰 대상국' 지위에 오른 이후 2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WGBI 편입으로 예상되는 자금유입 규모는 70조~90조원으로 평가된다. WGBI 추종 펀드규모는 약 2조5000억원달러로, 한국의 편입비중은 2.22%(약 560억달러)인 점을 고려해 추산한 수치다.



실제로 중국은 WGBI 등 글로벌 국채 지수에 편입되기 시작한 2019년 4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외국인 자금 약 1조3600억위안(약 259조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4월 WGBI에 편입된 멕시코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한때 40%에 육박하는 등 외국인 자금이 뚜렷하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한국의 WGBI 편입이 국내 자본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거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자금을 안정적으로 추가 유입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평가한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국채 발행비용이 감소할 거란 의견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그러나 각종 호재성 예측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향상된 결과가 WGBI 편입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WGBI를 관리하는 FTSE 러셀은 한국의 공매도 금지조치를 문제 삼았으나, 당초 시장에서 우려했던 '관찰대상국 지정' 하향 조정은 피했다. 정부에서 내년 3월 공매도를 재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경고 메시지를 내는 데 그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약속한 조건을 전제로 공매도를 재개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WGBI 편입과 같은 '서프라이즈'가 한국 자본시장에 계속 나타나려면, 단순히 제도개선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공매도 재개를 위한 차질없는 준비와 함께 주요 화두인 금융투자소득세, 상법개정 등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돼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길 기대한다.
[기자수첩]WGBI 편입, 자본시장 서프라이즈 이어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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