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공의 집단사직 6개월 동안, 소아응급환자 사망률 1.7배 늘었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10.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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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7월 소아 응급실 내원환자 7만4655명으로 급감…응급실 못 가고 아동병원으로 겨우 가기도

2~7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소아 내원, 진료 현황/그래픽=이지혜2~7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소아 내원, 진료 현황/그래픽=이지혜


#14세 아동이 심한 두통 후 쓰러져 무반응상태 의식저하로 119구급대로 소아응급센터와 대학병원들에 이송됐다가 응급실 수용 거부 후 아동병원으로 가게 됐다. 소아 중환자실 빈자리 수소문과 입원을 위해 전화만 1시간 한 뒤 이송됐다.

올해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방문 소아 환자 중 사망자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1.7배로 높아졌다. 소아응급환자들의 응급실 내원 방문도 전년 동기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픈 아이들의 응급실 방문이 급감한 것이다. 여기에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전원 환자 비율도 늘었다. 의료대란 사태 이후 소아응급환자들이 응급실 방문을 제때 하지 못한 것으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응급환자 내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2~7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소아 환자는 7만465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만2342건 대비 39.0% 감소했다.

응급실에 내원한 소아 환자가 사망한 비율은 증가했다. 올해 2~7월 소아 응급환자 중 사망한 환자는 93명으로 전년 동기 89명보다 많다. 내원환자 중 사망한 환자 비율은 올해가 0.12%로 전년 동기 0.07% 대비 1.7배에 이른다.



해당 병원에서 진료를 보지 못해 전원된 소아 환자 비율도 늘었다. 올해 2~7월 소아응급환자 중 전원된 환자 비율은 0.57%(427명)로 전년 동기 0.53%(653명) 대비 0.04%포인트 높다.

소아 환자들이 아파도 응급실에 방문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사망한 비율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영석 의원은 "의료대란 여파로 응급실 진료가 제한되면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의 소아환자 응급진료까지 위협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아는 성인에 비해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 등으로 상태가 빠르게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의 모습 /사진= 뉴스1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의 모습 /사진= 뉴스1
실제 대한아동협회가 지난 6월 아동병원 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 달간 62%의 아동병원이 구급차로 이송된 준중증 이상의 소아 환자를 받았다고 답했다. 한 아동병원은 120건에 달하는 119 전원 환자를 받기도 했다. 이에 아동병원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병원이 '소아응급실화'가 됐다며 정부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김석주 광산수완미래아동병원장은 "올해 전공의들이 나간 뒤로 배후진료가 안 된다는 이유로 소아환자를 진료하지 못하는 대학병원과 응급실이 심각하게 많아졌고, 이에 따라 응급실에 가지 못하고 아동병원으로 오는 응급환자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최용재 아동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너무 위중한 환자가 오면 아동병원도 힘이 들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아동병원도 응급실과 같은 수준으로 위중증 소아 환자를 돌보는 데 따른 면책이 필요하고 소아 응급환자를 보기 위한 적절한 인력과 수가, 시설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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