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사진=최태범 기자
빛을 흡수하기 위해 태양전지를 설치하려면 대규모 토지가 필요하다. 이로 인한 자연 파괴와 생물 다양성 손실이 우려된다. 또 시간이 흐르면 발전 효율이 떨어져 패널 교체가 필요하고, 폐패널의 처리는 새로운 환경 문제로 이어진다.
하지만 70년이 흐른 지금, 세상에 없던 태양광 발전 혁신기술이 빛을 보려 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개발한 '휘는 태양전지' 기술이다.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휘는 플라스틱 형태로 제작된 GIST의 태양전지(왼쪽) /사진=최태범 기자
이어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지만 우리가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실리콘 같은 무기물 대신 제작비용이 낮은 전도성 고분자를 입힌 박막형"이라며 "프린트를 인쇄하듯 습식 공정 방식이라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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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을 활용하면 휘는 태양전지를 비롯해 반투명 태양전지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건물 전체에 태양전지를 둘러 도심형·자가발전용으로 쓰거나 전기차에 태양전지를 입혀 '달리면서 충전하는' 것도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야말로 어디든 태양전지 부착이 가능하다.
건물용 태양광 발전(Building Integrated PV, BIPV) 기반 친환경 에너지 건물은 도심지역의 신재생 발전에 적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태양전지는 건물의 미관을 해치는 낮은 심미성의 문제가 있지만 GIST 연구팀의 기술은 디자인·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하루 평균 최대 발전 시간인 약 3.5시간보다 더 긴 5시간 동안 발전을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인 '폴리아세틸렌'을 발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앨런 히거 미국 샌터바버라대 교수의 제자다. GIST는 2019년 샌터바버라대와 공동으로 '히거 신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이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이곳을 이끌고 있다.
이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이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두루마기 식으로 대량생산 해낼 수 있고, 전기차 충전주기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늘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휘어지면서 가볍고 얇은 박막형 플라스틱 전극 태양전지로 전 지구적 문제인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드라마틱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핵심 물질이자 부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존 과기원별 단독 설명회와 달리 과기원 4곳이 한데 모여 준비하는 통합형으로 치뤄지는 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AI(인공지능)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해 선정된 기술과 궁합이 맞는 기업을 매칭, 기술이전 및 사업화 성공률을 더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아폴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진성 수요를 파악하고, 선정된 기술에 관심을 가질만한 수요기업을 예측해 알려준다. 또 해당 기술로 개발한 제품·서비스 관련 시장 규모와 경쟁사 분석 정보도 제공한다.
행사장엔 4대 과기원 공동상담부스가 설치돼 핵심기술 8건에 대한 일대일 현장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 12대 전략기술과 탄소 중립 관련 기술에 관심있는 기업들에 대한 R&D 사업 자문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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