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밀턴이 다가오는 미 플로리다주 트레저 아일랜드의 한 주택 국기 게양대에 거꾸로 달린 성조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깃발을 거꾸로 게양하는 것은 국제적인 조난 신호이다. /AFPBBNews=뉴스1
8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11시(미 동부시간) 기준 밀턴은 플로리다주 탬파 지역의 남서쪽으로 약 651㎞ 떨어진 해역에서 플로리다반도를 향해 북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밀턴은 9일 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을 따라 상륙하고, 10일에 플로리다 동부 해안에서 대서양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탬파를 강타한 마지막 허리케인은 약 100년 전인 1921년 발생했으며 3등급의 허리케인으로 8명이 사망했다. 당시 이 지역 인구는 약 5만2000명으로, 현재 이 지역 인구가 40만명으로 약 8배 늘었음을 감안하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플로리다주는 지난달 26일에도 초강력 허리케인 '헐린'이 상륙해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었다. 헐린은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6개 주를 훑고 지나갔다. 최소 2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30억달러(약 4조32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대부분 지역은 피해 복구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3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 시각 인기 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100년 만에 플로리다를 강타하는 최악의 폭풍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연방 정부 대응 규모와 현장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리케인의 이동 경로에 있는 사람들은 대피하라는 현지 명령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것은 과장된 것이 아니라 생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허리케인은 오는 11월 5일 예정된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헐린이 강타한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는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ABC 방송 토크쇼 '더뷰'에서 "허리케인 헐린으로 지역 주민들은 모든 것을 잃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바이든 정부의 허리케인 헐린 대응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폭풍 내지 허리케인에 대한 대응"이라며 "이런 무능한 바보들을 4년 더 견뎌낼 수 없다. 전 세계가 우리를 비웃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이번 재해 대응이 대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AP통신은 "올해 허리케인은 대통령 선거 운동의 마지막 몇 주간의 일정에 혼란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헐린의 영향으로 이미 지쳐있는 바이든 정부에게 밀턴은 리더십에 있어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