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첫 대화 참여 나선 서울의대 비대위원장 "의대증원에만 매몰돼선 안 돼"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10.0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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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사진=[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사진=[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의정갈등 후 첫 번째로 이뤄지는 대통령실·보건복지부와의 '대화'를 앞두고 9일 강희경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의대 비대위) 위원장은 "(의정이) 각자 주장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사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비방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로 모두를 위한 최선을 찾는 '숙론'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의대 비대위는 오는 10일 장상윤 사회수석과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강희경 비대위원장과 하은진 비대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대통령실이 의사단체를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은 이번이 의정 갈등 이후 처음이다. 토론회는 유튜브 '보건복지부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사진=[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사진=[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그동안 정부와 의사 양측은 언론 인터뷰와 브리핑을 통해 의대증원, 필수의료패키지 등 의료현안에 대한 주장을 일방적으로 펼쳐왔다.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하면서도 "대화하자"는 메시지는 냈지만, 각자 내세우는 조건이 다르다 보니 8개월째 의정 간 대화는 실종 상태였다.

강 비대위원장은 "지난주 하은진 비대위원의 인터뷰가 이뤄진 바로 다음 날 장상윤 수석의 인터뷰가 있었는데, 같은 주제인데도 의견이 너무 달랐다"며 "만나서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에 대화를 제안했을 때 받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을 것이란 내부 의견도 많았다"며 "(대통령실이)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환호했다. 전향적이고 환영할만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고 정상진료에 들어간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환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4.6.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고 정상진료에 들어간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환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4.6.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대의대 비대위는 지금껏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서 있었다. 가장 먼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교수 사직서 제출에도 앞장섰다. 무기한 집단 휴진을 시작한 것도 서울대병원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비난과 비판이 거셌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대병원이자 의료계의 '오피니언 리더'가 설익은 투쟁으로 국민과 환자의 혼란과 위험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비대위는 '바른 의료 정책을 제시하고 만들어가자'는 출범 목표에 맞춰 투쟁 방향을 180도 바꿨다. 지난 8월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란 주제의 연속 토론을 열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조정과 전문의 중심병원 △일차 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 △의료수가와 보상체계△의료분쟁조정 등 굵직한 주제에 대해 각계 전문가와 사회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공을 들였다.


강 비대위원장은 "제대로 된 의료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것은 의정이 함께 해야 할 일이다. 서로 따지고 소모적인 논쟁을 지속하는 것보다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바른 의료'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대의대 비대위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필요성도 중요한 아젠다지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정부의 주장이 충분히 설명됐기에 추가적인 토론의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과 의대 교육 정상화, 환자 중심의 의료 체계 구축 방안, 의료 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첫 대화 참여 나선 서울의대 비대위원장 "의대증원에만 매몰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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