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최소 75조원 국채자금 들어온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24.10.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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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실제 편입은 2025년11월부터

WGBI 개요/그래픽=최헌정WGBI 개요/그래픽=최헌정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2022년 9월 WGBI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오른 후 네 번째 도전 만에 이룬 성과다. 정부는 WGBI 편입으로 최소 75조원 수준의 국채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줄일 수 있다.

WGBI를 관리하는 영국 런던거래소 산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러셀(FTSE Russell)은 9일 한국을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GBI는 한국을 제외하고 25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는 선진채권지수다. 추종자금만 최소 2조5000억달러인 세계 최대 수준의 채권지수라고 할 수 있다.



시장접근성 조건 충족…국채 선진그룹 반열에 올라
WGBI에 편입되기 위해선 △발행잔액 액면가 기준 500억달러 이상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기준 신용등급 A- 이상 등의 정량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은 해당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장접근성 레벨2라는 FTSE 러셀의 정성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WGBI에서 따지는 시장접근성은 외국인 투자에 불편이 있는지에 대한 FTSE 러셀의 주관적 평가 요소다. 불편이 없으면 레벨2, 일부 불편이 있으면 레벨1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 지금까지 레벨1이었다. FTSE 러셀은 이번에 한국의 시장접근성을 레벨2로 올리면서 WGBI 편입을 결정했다.



FTSE 러셀은 "한국이 2022년 9월 WGBI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최초로 등재된 이후 국채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해 WGBI 편입요건인 시장접근성 레벨2의 기준을 충족했다"며 "국제 투자자들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온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제3자 외환거래 허용, 외환거래 시간 연장 등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완료했다. 국제예탁결기구 국채통합계좌도 개통했다. WGBI 편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FTSE 러셀도 기획재정부의 시장구조 개선 노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실제 편입은 2025년 11월부터…최소 76조원 가량의 국채자금 유입될 듯
한국의 WGBI 편입은 2025년 11월부터 이뤄진다. 한국의 편입비중은 2.22%로 편입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다. 편입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유예기간을 뒀다. FTSE 러셀은 2025년 11월 지수반영을 시작하고 이후 1년 동안 단계적으로 편입비중을 확대한다.


지금까지 국내총생산(GDP) 상위 10개국 중 한국과 인도만 WGBI에 편입되지 못했는데, 한국은 이번 편입으로 국채 선진그룹이라는 지위를 다질 수 있게 됐다.

정부는 WGBI 편입으로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외환시장의 유동성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2조5000억달러인 WGBI 추종자금과 2.2%인 한국의 편입비중을 감안하면 최소 560억달러(약 75조원) 가량의 국채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이 경우 0.2~0.6%p 수준의 금리인하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역동성, 재정건전성을 높이 평가하고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현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확신과 신뢰의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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