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도 소매 판매 둔화…경총 "금리 인하 필요"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4.10.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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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연도 상반기 소매판매액 경상·불변지수 증가율.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출처: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DB)각 연도 상반기 소매판매액 경상·불변지수 증가율.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출처: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DB)


올해 상반기에도 소비 둔화세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소매판매의 실질적인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물가 장기화가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최근 소매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경상지수)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8.1%, 7.1%씩 늘던 소매판매가 지난해 2.2% 올해 0.3%로 점차 둔화한 것이다.



가격 변동을 제거해 소매판매의 실질적인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 -2.4%로 조사됐다. 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2.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22년 상반기부터 이미 증가세 둔화(1.2%)가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1996년 이후 상반기 소매판매액 불변지수 증가율이 음의 값을 가진 시기는 1998년(-16.6%), 2003년(-2.4%), 2024년(-2.4%), 2009년(-1.4%), 2023년(-0.8%), 2020년(-0.3%) 순이다.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전 세계적인 높은 물가 상승 같은 요인 등으로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매판매액 불변지수 증가율이 음의 값인 것은 실질 소비의 양이 이전보다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경총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 사태의 기저효과와 당시 낮은 물가 수준 등을 고려하면 소비가 좋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실질적으로 2020년 전후부터 우리 실질 소비(소매판매)는 계속 둔화 추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19년 상반기 대비 2024년 상반기 업태별 소매판매액지수 누적 증가율은 매장 없이 인터넷쇼핑, 홈쇼핑, 방문판매 등을 통해 판매하는 소매점인 무점포소매(67.9%)가 높게 조사됐다. 백화점(35.3%), 승용차와 연료소매점(30.0%) 등이 뒤를 이었다. 면세점은 5년 전과 비교하면 36.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면세점 이용객 수 증가로 매출 증가세(13.6%)를 보여 업황이 일부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소비 같은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 경제 회복을 제약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장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현 기준금리의 인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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