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간) FTSE 러셀은 하반기 정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 주식시장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FTSE 러셀은 지난 2009년부터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하고 이를 유지해왔는데, 최근 시장에서는 15년 만의 강등을 전망했다. 관찰대상국으로의 강등이 현실화되면 FTSE 지수를 추종하는 유럽과 홍콩 등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 대형 악재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국제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낮추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음해 4월 정례 시장 분류에 앞서 공매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정부가 내년 3월 공매도 재개를 예고한 가운데 계획대로 이행될지 지켜봐야 한다.
코스피지수 추이/그래픽=김현정
FTSE 지수 관련 민감도가 외국계 자금 유입에 악재로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FTSE 러셀의 발표 전,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FTSE 지수와 관련해서는 최근 외국인 수급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관찰대상국 지정 시 하방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관찰대상국 지정이라는 악재를 피했다. 하방 요인이 일부 해소된 만큼 고전 중인 증시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이 선진시장 지위를 지켜낸 것을 긍정적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평가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관찰대상국 지정만 가지고 국내 시장 자금 유출입에 지대한 영향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번 FTSE 결정에 따라 외국계 투자자의 투자심리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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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매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부담이 재차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서 상무는 "공매도 재개 등 국제 선진지수 기준에 부합할 만한 요건을 온전히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