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쩍 뛰던 중국증시 '실망감'…다소 밋밋했던 2차 회견

머니투데이 베이징=우경희 특파원, 윤세미 기자 2024.10.0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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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보름여 만에 다시 경제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기부양 후속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명확한 경기부양 목표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10월 첫 거래를 한 중국 본토 증시는 비교적 크게 올랐지만, 홍콩 증시는 크게 추락했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 등은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거시정책 경기대응력 강화 △내수 확대 △기업지원 확대 △부동산 시장 침체 방지 및 안정 촉진 △자본시장 활성화 등 5개 측면에서 지속적 경기회복 촉진을 위한 점진적 정책 패키지 출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정 주임은 "1조위안(약 189조원) 초장기 특별국채가 지방정부에 모두 배분됐다"며 "내년에도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을 지속하고 투자방향을 최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국채와 기타 지원들은 기존 유휴 토지를 활성화하고 기존 상업용 주택 소화를 가속화하며 기존 주택 대출 이자율을 낮추고 토지와 조세, 금융 정책 개선을 가속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부양 계획에 대한 질문엔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지원 대상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타깃형 지원을 하겠다는 뜻이다.



투자 활성화에 대해서는 내년 집행계획을 미리 밝히는 식으로 시장의 이해를 돕고 경제주체들이 투자계획을 미리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 주임은 "내년도 중앙예산 1000억위안(19조원) 투자계획와 연내 1000억위안 이중 건설(국가 주요전략 실행과 동시에 핵심 발전역량 구축) 프로젝트 목록을 미리 발표해 지방정부가 사전작업을 가속화도록 먼저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AFPBBNews=뉴스1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AFPBBNews=뉴스1
그는 또 "기업의 생산이나 운영, 건전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중단되거나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추가적이고 대대적인 기업 지원 패키지가 나오지는 않음을 분명히 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화이트리스트 대출 공급을 늘리고 유휴 토지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특수채권 등을 사용, 조정할 것"이라며 "이미 기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정책이 도입돼 활발하게 집행,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 주임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빠르게 회복되고, 주식시장이 회복 및 상승하며 국경일 연휴 기간 시장 소비가 늘어나는 시장 호황이 발생하는 등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고 하는 등 중국 경제상황이 괜찮다는 설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4일 중국 런민은행(인민은행) 등 핵심 경제주체들이 직접 나서 금리인하를 주축으로 하는 1조위안(약 189조원) 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후 시장은 뜨겁게 화답했고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대해서도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회견은 당시 부양책 발표 이후 진행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 29일 국무원 최고위층 회의 등에서 논의된 후속 내용들을 종합하는 취지로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긴 국경절 연휴(1~7일)가 끝난 직후 열린 이날 회견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부양 의지를 기대했던 시장엔 실망감이 읽힌다.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 거래가 진행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9% 오른 3489.78에 장을 종료했다. 장 초반 10% 수준 폭등했으나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반면 본토 연휴 기간에도 거래가 지속된(1일 제외) 홍콩 항셍지수는 9.41% 폭락한 2만926.79를 기록했다. 부양책이 나온 이후 전날까지 지수 상승률은 상하이지수가 21.37%, 항셍지수가 26.59%였다.

홍콩 소재 레오웰스의 알렉세이 미로넨코 투자솔루션 책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중국 증시 랠리의 지속 가능성은 당국이 입으로 약속한 재정 부양책이 현실로 이행될지 여부에 달렸다"면서 "앞으로 우리는 몇 주 안에 어떤 정책이 나올지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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