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관측된 허리케인 '밀튼'의 모습./ 사진=콜로라도 주립 대학 대기협동연구소(CIRA),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보도를 종합하면 밀튼은 멕시코 걸프만 일대에서 플로리다를 향해 시속 9마일(14.4km)로 이동 중이다. 최대 풍속은 시속 180마일(290km)로, 밀튼은 허리케인 등급 중 가장 강력한 카테고리5를 부여받았다. 카테고리5는 최대풍속이 시속 157마일(252㎞) 이상으로, 주택 붕괴 가능성이 높고 정전이 수주~수개월 지속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허리케인에게 부여된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오는 9일부터 플로리다 서부 템파베이 일대를 시작으로 폭우와 돌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예보했다. NHC는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며 "8일 밤까지 안전 준비를 끝마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보에 따르면 밀튼은 11일쯤 플로리다를 완전히 벗어나 버뮤다 해역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일 노스캐롤라이나 피해 지역을 찾아 "누구도 더 이상 기후위기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기후변화는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던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같은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조지아 주 피해 현장에서 "허리케인이 남긴 현실적 고통"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연방비상관리국(FEMA)이 재난구호기금 10억 달러를 불법 이민자들에게 지급한 반면, 바이든 행정부가 집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지급한 지원액은 750달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FEMA는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이재민에게 지급된 750달러는 전체 지원금의 극히 일부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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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짜 뉴스를 살포하고 있다면서 "매우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도 "이 정도 수준의 (가짜 뉴스는) 본 적도 없다"면서 "구호가 필요한 국민들에게 정부에 대한 불신을 심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대서양 일대에서 허리케인 밀튼, 커크, 레슬리가 동시에 발달한 모습./ 사진=콜로라도 주립 대학 대기협동연구소(CIRA),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캐리 모크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지리학 교수는 더컨버세이션 기고문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해 허리케인 위협이 변화하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허리케인은 더 높은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허리케인이 헬렌처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유럽이 잇따라 허리케인 위협에 놓이면서 기후문제는 이번 대선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팀 월즈와 JD 밴스가 맞붙은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월즈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밴스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탈탄소 정책 때문에 자국 에너지 산업이 중국에 잠식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행동단체 예일클라이밋커넥션 소속 기상학자인 밥 헨슨은 AP 인터뷰에서 "헬렌은 수백만 미국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재난과 기후문제를 잇는 연결고리"라며 "기상이 중요한 선거 요인이라는 사실을 종종 간과하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