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AFPBBNews=뉴스1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7일(현지시간)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을 통해 "당장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북한의 지정학적 전략 조정으로 향후 6~18개월 안에 북한의 극적인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매닝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라는 장기 목표를 포기하면서 지정학적 전략 재편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대신 북한은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러시아와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을 맺었단 설명이다. 북한이 핵 무기 개발을 진행시키는 동시에 70년 된 남북통일 정책을 폐기하고 남한을 주적으로 선언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매닝 연구원은 이어 2가지 전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에 반발해 연평도를 포격한 뒤 병력을 상륙시키는 시나리오다. 이후 한국이 이곳으로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포격하면 북한이 인근 무인도에 전술 핵무기를 터뜨릴 수 있다고 했다. 매닝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모두 북한과 신뢰할 수 있는 외교·군사적 채널이 없기 때문에 북한은 쉽게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닝 연구원은 핵무기를 가진 세 나라가 분쟁에 엮이게 될 경우 종말을 우려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며,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조만간 발생한 가능성은 작지만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 재편으로 위험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중국이 제로섬 경쟁과 다른 지역의 분쟁 때문에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데 시급성이 결여됐다며, 뒷전으로 밀려난 북한은 외부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보내고 싶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