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싱가포르, 전략물자 공급망 약정 체결…"위기시 5일내 공동대응"

머니투데이 싱가포르=민동훈 기자 2024.10.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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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8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의회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간 킴 용 싱가포르 부총리 겸 통상산업장관의 한-싱가포르 LNG 공급망 등 5개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임석하고 있다. 2024.10.08.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싱가포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8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의회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간 킴 용 싱가포르 부총리 겸 통상산업장관의 한-싱가포르 LNG 공급망 등 5개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임석하고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사진=최진석


한국과 싱가포르가 에너지·광물 뿐 아니라 바이오·첨단제조 분야 공급망 안정을 위한 공동 대응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핵심 원자재 가격 지속 상승, 물류상 애로 등 공급망 위기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양국 국장급 핫라인을 가동하고 긴급회의를 개최해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뢰하는 파트너와의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된 까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오전 정부 수반인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간 '한국-싱가포르 공급망파트너십 약정'(SCPA, upply Chain Partnership Arrangement) 체결식에 임석했다. SCPA는 다자 협정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을 양자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싱가포르가 첫 번째 체결국이다.



이번 약정은 세계 물류·교통 중심지인 싱가포르와 바이오·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략물자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기존 에너지·광물 포함, 바이오·첨단제조 분야 등 미래 중점산업까지 확대해 공급망 재편 공동 대응, 공급망 통상 규범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최초 다자공급망 규범인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를 업그레이드해 맞춤형 공급망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약정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공급망 위기 발생시 국장급 긴급연락망(핫라인) 통해 공급망 정보를 공유하고 위험 징후 포착시 상호간 사전 통보키로 했다. 아울러 수출 통제 조치시에도 상호협의를 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무역에 대한 불필요한 제한·장벽을 최소화하고 공급망 취약품목 등에 대한 통관 절차를 간소화키로 했다.



협력 방식도 보다 구체화했다. 평시엔 공급망 지도 작성, 모범관행 공유, 모의 훈련 등을 실시하고 공급망 위기가 감지될 경우 5일 내 국장급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예컨대 약품 및 방호용품 관련 부족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국장급 긴급회의를 통해 양국의 재고 등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식이다. 필요시엔 공동으로 제3국 조달 모색 등도 협의한다. 특히 싱가포르는 120개국, 600개 항구 연결하는 물류 허브라는 장점을 활용해 공급망 위기 발생시 우리 정부에 대체 수급처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으로 물품 운송 위한 신속통관을 지원키로 했다.

[싱가포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의회에서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10.08.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싱가포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의회에서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사진=최진석
글로벌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 LNG 교역 거점인 싱가포르와 LNG의 안정적 공급 기반 마련을 위한 '한-싱가포르 LNG 협력 MOU'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했다. LNG 스왑 및 공동구매, 공급망 위기 대응, 수급 역량강화 등을 포함한 LNG 분야 전반적 협력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이 중 LNG 스왑은 LNG 재고수준이 높거나 낮아지는 경우, 양국간 LNG물량의 인수시기를 맞교환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난방 때문에 동절기에 가스 수요가 높고 싱가폴은 냉방을 위한 전력생산 때문에 하절기에 가스 수요가 높은 만큼 인수시기를 조정함으로써 도입단가를 낮출 수 있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LNG 구매자들의 공급원이 다를 경우에도 거리가 짧은 공급원으로부터 계약을 가진 구매자와 도입물량을 스왑해 수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LNG 공동구매는 말그대로 2개 구매자가 필요물량을 합산하여 하나의 판매자와 공동으로 LNG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규모 구매에 따른 협상력 제고로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구매자간 물량 교환 등 협력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번에 체결된 양국 간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기초로 바이오,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세계 3위의 LNG 수입국인 한국과 글로벌 LNG 교역 허브인 싱가포르 간에 체결한 'LNG 수급 협력 MOU'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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