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원전 르네상스 시대, 필리핀과 함께 준비해 나가겠다"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마닐라(필리핀)=민동훈 기자 2024.10.0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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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마닐라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마닐라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필리핀에서도 '팀 코리아'가 최고의 원자력발전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오후 필리핀 마닐라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번에 체결된 '바탄 원전 타당성조사 MOU(업무협약)'를 계기로 원전을 다시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필리핀과 원전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한국과 필리핀이 함께 준비해 나가고자 한다"며 "안정적 전력 공급으로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며 탄소중립도 달성하려면 원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양국 경제인들뿐 아니라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도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중 한국과 가장 먼저 수교를 맺고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한 오랜 우방이자 혈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한국과 필리핀이 수교한 지 7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필리핀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의 핵심 파트너"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오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를 계기로 필리핀과의 전략적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 인프라 협력도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이 '빌드, 베터, 모어'(Build, Better, More) 일명 'BBM'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 필리핀의 중점 인프라 사업에 협력하고자 대외협력기금(EDCF)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필리핀의 도로, 교량 등 인프라 확충에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필리핀은 자원 부국으로 세계 2위 니켈 생산국이다. 공급망에 있어 두 나라가 협력할 분야가 매우 많다"며 "이번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 체결을 통해 양국은 핵심광물 탐사와 기술개발, 원자재 공급망 중단 시 상호지원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식량 안보에 관한 각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농약, 비료, 농기계 등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양국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한국 농기계 생산공단'이 빨리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농기계 생산공단을 통해 필리핀의 환경과 작물에 적합한 농기계가 개발·보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지난해 필리핀을 찾은 방문객 1위가 한국인이다. 여행객뿐 아니라 기업인들도 자주 왕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필리핀 국민들의 따뜻한 환대와 우정을 흠뻑 느꼈다. 앞으로도 한국과 필리핀 두 나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켜내고 상호 번영을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필리핀 사람들은 적어도 한 번은 친구나 가족들과 한국 음식인 김치나 삼겹살을 먹으며 웃음꽃을 피운 적이 있을 것이며 너무나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를 몰아 보거나 아이돌들의 K팝을 들으면서 수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며 "필리핀은 한국과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며 필리핀을 방문하는 많은 한국인 또한 필리핀을 사랑한다. 필리핀 정부는 두 팔을 벌려 여러분의 투자를 받아들이고 변함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는 양국의 기업인, 정부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필리핀에서는 △프레드릭 고 투자경제특별보좌관 △크리스티나 로케 통상산업부 장관 대행 △유니나 망요 필리핀상공회의소 회장 △라몬 앙 산 미구엘 회장 △사빈 아보이티스 아보이티스그룹 CEO 등이 참석했다.

한편 오늘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기관 간 총 13건의 MOU가 체결됐다. 박춘석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정부는 오늘 체결된 MOU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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