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배달 어플 배달의민족 제휴 안내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배민 반대'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BQ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 단체에서 배민 보이콧을 추진하기로 했다. 배민이 최근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올린 데 더해 무료배달비를 점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배민의 대안으로 프랜차이즈 자체 앱 또는 공공배달앱을 통한 주문을 독려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실제 '배민으로부터의 독립'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점주 단체의 결정을 각 가맹점주들이 따를지도 미지수다.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배민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배달 주문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점주협의회에서도 진짜 배민을 거부한다기보다, 최근 수수료율 협상을 하면서 하나의 '카드'로 배민 보이콧을 언급한 게 아닐까 싶다"고 바라봤다.
(왼쪽)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한 프랜차이즈 치킨 순살 반반 메뉴를 시킨 가격. (오른쪽) 같은 메뉴를 치킨 프랜차이즈 자체 배달로 시킨 가격. /사진=최우영 기자
실제로 배민과 치킨 프랜차이즈 자체 배달을 비교해봤다. 서울 용산구의 한 지점에서 A치킨 순살 반반 메뉴를 찾아봤다. 3500원짜리 할인쿠폰을 적용하니 원효로지점은 배달팁(200원) 포함 1만9700원에 배달이 가능했다. 프랜차이즈 홈페이지에서 같은 지점을 검색하니 '포장만 가능한 지점'으로 나왔다. 그 다음으로 가까운 이대역지점에서 같은 메뉴를 배달하니 배달팁(4000원) 포함 2만6500원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들은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라이더 매칭 고도화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최적의 가격에 빠른 배달을 가능케 하는 데 주력한다"며 "플랫폼이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들어간 투자금 등을 고려한다면 현행 중개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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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격 개입,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질 하락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뉴스1
이러한 상황은 사실상 정부의 시장 개입 및 가격 통제로 해석된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중개 수수료 같은 제품 가격을 낮추려는 압력은 정부가 행사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업체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직접 개입해 수수료를 손쉽게 낮춤으로써 당장 업주들이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나중에는 배달앱의 퀄리티가 떨어져 배달시간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언제나 정부의 가격 개입은 장기적으로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