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대기자금 두 달 만에 최대치…증시 반등 신호탄?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4.10.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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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자금 추이/그래픽=김다나증시 자금 추이/그래픽=김다나


국내 증시 대기 자금이 두 달여 만에 최대 수준으로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외국인 등의 매도세가 강해 증시 반등세는 보이지 않지만 위험 선호 심리가 증가했다. 금리 인하가 완만하게 진행될 전망인 만큼 투자심리 개선은 곧 시작될 실적 모멘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6조3313억원에 달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에는 이보다 더 많은 56조83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7일 기록한 56조5838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하고 계좌에 남겨둔 자금을 의미한다. 따라서 증시대기자금으로 해석되기도 하며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최근 증시에서는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도 늘어났다. 지난 2일 기준 국내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 금액은 17조58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6일의 17조6758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증시 부진에 위축됐던 위험선호 심리가 소폭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의 위험선호가 회복 신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여러 정책 모멘텀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이 양호한 경기 신호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예상대로 50bp(1bp=0.01%)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중국도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부양책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이 우려하던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심을 낮추고 있다.

국내 증시는 특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의가 일단락 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졌다. 사실상 정책의 키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년 금투세 시행 유예를 넘어 폐지까지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 기대를 바탕으로 지난 4일 증시는 민주당 의원총회 시작 전까지 자금이 유입돼 장초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다. 민주당은 당론 결정을 당 지도부에 위임해 둔 상태다.

투자자들의 기대감 상승에도 아직 이는 주가 지수로 나타나지 않았다. 코스피 지수는 2500대 중반에서 260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67포인트(1.58%) 올라 2610.38로 마쳤다. 또 3분기 주가 부진의 한 축이었던 외국인의 매도세도 아직 방향성이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총 7조6849억원 순매도 했다. 10월 들어서도 아직 매도 우위 추세다.


미국의 고용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빅컷(50bp 금리 인하)은 기대하기 어려워 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발표된 9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년 대비 25만4000개 증가해, 시장이 예상했던 15만개를 크게 웃돌았다. 김현성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번 고용은 금리 인하의 시급성이 낮아졌음을 보여줬고 이를 토대로 미국 경기에 대한 기존 연착륙 전망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속도가 조절되는 상황 속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곧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이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 자금 유입을 위해 반도체 업종 실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돌아오는 3분기 실적시즌 속에서 삼성전자도 8일에 잠정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어떻게든 나쁜 추세가 멈추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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