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의 쌀' 챙기는 삼성 이재용, "전장사업 기회 선점해야"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4.10.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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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AI(인공지능), 로봇,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사업 기회를 선점하라"

미래 먹거리 점검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61,100원 ▲500 +0.83%) 회장이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7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삼성전기 (131,000원 ▲1,100 +0.85%) 경영진들과 미래 산업 전략을 논의하고 MLCC 공장을 직접 살폈다. 이후 이 회장은 칼람바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간담회를 통해 애로사항을 들었다.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 확대를 진두지휘 중인 이 회장은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1997년 설립된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법인은 2000년부터 IT용 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했고, 2015년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삼성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곳에서 고성능 전장용 MLCC를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 수원, 중국 텐진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고부가 MLCC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은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고, 중국과 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이 회장은 2020년과 2022년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2020년 부산 사업장을 방문한 이 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 반도체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발생할 수 있는데,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삼성전기는 1988년부터 MLCC를 개발·생산해 왔다.

쌀 한 톨보다 작은 크기의 MLCC 가격은 300mL(밀리리터) 와인잔 분량 기준으로 수 억원에 달한다. MLCC는 스마트폰 1대에 1000개 정도 들어가는데, 전기차에는 1만8000개~2만개가 탑재된다. 전장용 MLCC가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이유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만큼 △고온(150도 이상) △저온 (영하 55도) △외부 충격 △높은 습도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이 요구된다.

현재 삼성전기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ABS(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파워트레인(동력장치)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장용 MLCC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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