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납치된 거야" 현실은 더 끔찍…'범죄도시2' 진짜 살인마의 최후[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4.10.08 06:00
글자크기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2년 대한민국 경찰과 필리핀 납치수사단이 공조해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한 김종석(가운데)의 모습. 김종석은 2007년 경기 안양시 한 환전소에서 여직원을 살해한 뒤 필리핀으로 도주해 현지에서 연쇄 납치 범행을 벌였다. /사진=머니투데이DB, 경찰청 제공 2012년 대한민국 경찰과 필리핀 납치수사단이 공조해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한 김종석(가운데)의 모습. 김종석은 2007년 경기 안양시 한 환전소에서 여직원을 살해한 뒤 필리핀으로 도주해 현지에서 연쇄 납치 범행을 벌였다. /사진=머니투데이DB, 경찰청 제공


12년 전인 2012년 10월 8일 경찰은 김종석(당시 43세)이란 이름의 한국인이 필리핀의 한 유치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유치장에서 숨진 김종석은 2007년 7월 최세용, 김성곤과 경기 안양시 한 환전소에서 20대 여직원을 살해한 뒤 1억8500만원의 현금을 빼앗아 필리핀으로 도주한 살인범이었다.



경찰은 필리핀 수사 당국과 공조해 2012년 10월 5일 김종석을 검거해 유치장에 가뒀다. 필리핀에서도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 및 살해하는 범죄를 저지른 김종석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검거 사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종석은 필리핀 경찰의 감시가 허술한 틈을 노려 평소 자신이 가지고 다닌 가방끈을 이용해 천장에 목을 맸다. 그는 현장에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5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으나 후회는 없다", "예쁜 딸이 얼굴만큼 마음도 곱고 착했으면 좋겠다" 등 내용이 적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고인의 손목에서 칼에 의한 주저흔이 나왔고, 체포에 앞서 유서 성격의 문서를 작성해 소지하고 다닌 점 등을 봤을 때 미리 신병을 정리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필리핀서도 끔찍한 범죄…연쇄 납치·살인 벌였다
SBS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 경기 안양시 환전소 여직원 살인 사건을 조명하는 모습. /사진=SBS 유튜브 채널 '달리' 캡처 SBS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 경기 안양시 환전소 여직원 살인 사건을 조명하는 모습. /사진=SBS 유튜브 채널 '달리' 캡처
꽃다운 나이의 안양 환전소 여직원을 무참히 살해한 김종석 일당은 필리핀에서도 악마 같은 행보를 이어갔다. 김종석과 최세용, 김성곤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 10여명을 납치, 이 가운데 5명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7명으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필리핀에 방문한 한국인들을 납치했다. 일당은 개인적으로 만나 필리핀 여행을 안내해 주고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인터넷 글을 올려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인터넷 글을 보고 필리핀에 온 한국인들을 납치한 일당은 현금을 직접 빼앗거나 피해자를 감금한 뒤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해 돈을 송금받았다. 돈을 못 받아낼 것 같으면 납치한 여행객을 살해하기도 했다.



김종석 등은 이 같은 방법으로 2008년 1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3억원에 달하는 돈을 갈취했다. 일당의 은신처였던 필리핀 마닐라 외곽의 한 주택 바닥에서는 피해자 2명의 유골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기 안양시 환전소에서 여직원 살해 후 필리핀으로 도주해 납치,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른 최세용이 현지에서 검거된 뒤 2013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경기 안양시 환전소에서 여직원 살해 후 필리핀으로 도주해 납치,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른 최세용이 현지에서 검거된 뒤 2013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필리핀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종석 외 주범 2명은 검거된 후 국내로 압송됐다.



일당의 우두머리였던 최세용은 2012년 11월 필리핀에서 태국으로 도주하려다 여권법 위반 혐의로 태국 당국에 붙잡혔다. 김성곤은 2011년 12월 필리핀에서 검거돼 한 차례 탈옥했으나 다시 체포됐다.

필리핀에서 태국으로 밀입국하다 붙잡힌 최세용은 태국 법원으로부터 9년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013년 국내로 압송됐다. 김성곤은 한국과 필리핀 간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2015년 국내로 들어왔다.

최세용과 김성곤은 강도살인, 특수강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년에 걸친 재판 끝에 대법원은 2017년 9월 두 사람에 대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너 납치된 거야"…천만영화로 다시 한번 경각심
/사진=영화 '범죄도시2' 공식 포토 /사진=영화 '범죄도시2' 공식 포토
김종석과 최세용, 김성곤 일당이 필리핀에서 저지른 범죄는 2022년 5월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를 통해 대중에게 재조명됐다. 이 영화는 관객 1269만명을 동원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최초의 '천만영화'에 등극했다.

영화의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인 마동석은 시사회에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실제로 일어났던 여러 사건을 조합해 만든 작품"이라고 밝혔다.

범죄도시2는 해외에서 한국인 관광객만 노려 살해하는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검거하는 내용으로, 김종석 일당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장면이 다수 보인다. 현지 정보를 알려준다며 관광객에게 접근하는 방식, 범행 후 시신을 은신처에 묻어 숨기는 방법 등이다.



영화의 흥행으로 김종석 등이 벌인 필리핀 한국인 관광객 연쇄 납치 및 살인 사건이 다시 조명받았고, 이는 대중에게 불법적인 해외 여행에 대한 위험성을 일깨우게 하는 계기가 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