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정기검사 착수…건전성·내부통제가 변수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4.10.07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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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영실태평가 평가부문/그래픽=윤선정은행 경영실태평가 평가부문/그래픽=윤선정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ABL생명 M&A(인수·합병)가 걸린 금융감독원 정기검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기검사의 핵심은 경영실태평가다. 3등급 이하가 나오면 보험사 인수가 제한된다. 올해부터 평가비중이 15%로 확대된 '내부통제' 항목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내년 1분기 이후에 나오는 만큼 연내 금융당국의 M&A 허가도 불가능해졌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7일부터 우리금융·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실시한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진행되는 정기검사다. 30~40명의 대규모 인원이 투입된다. 다음달 중순까지 6주간 진행된다.

우리금융 정기검사는 본래 내년에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350억원 규모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가 터지면서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조직문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인한 우리금융의 자본비율 하락 등 우려가 정기검사를 앞당긴 배경으로 풀이된다.



경영실태평가가 정기검사의 핵심이다. 자본건전성과 적정성, 경영관리, 수익성,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등 여러 항목에서 평가가 이뤄진다.
경영실태평가 이후 종합등급이 3등급 이하가 나오면 자회사 인수나 해외진출에 제약이 생긴다.

특히 올해부터는 내부통제 평가항목의 비중이 크게 올랐다. 금감원은 지난해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해 '내부통제' 평가항목을 분리·신설하고 평가비중을 5.3%에서 15.0%로 상향했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높아진 내부통제 평가항목이 경영실태평가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금융의 낮은 자본비율도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금융 보통주 자본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12.04%다. 5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낮다.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잘나온다고 해도 연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어렵다. 종합등급 결과가 내년 1분기 이후에 나와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기검사가 끝나면 11월 말이고 이후에는 제재절차를 시작한다"며 "제재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3월이나 4월이 돼야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연되지 않도록 최대한 서두르겠지만 봐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 일정을 앞당기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 정기검사와 별도로 오는 10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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