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민. /사진=SSG 랜더스 제공
올해 SSG는 많은 아쉬움 끝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72승 2무 70패로 시즌 최종전까지 순위를 가리지 못했다. 같은 시즌 전적의 KT 위즈와 KBO 최초 5위 타이브레이커까지 갔고, 수원에서 역전패를 당해 시즌을 끝냈다.
시즌 내내 SSG는 투수진에서 골머리를 앓았다. 기존 에이스 김광현이 커리어 최악의 부진을 겪은 가운데 그 짐을 덜어줄 젊은 선발 투수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불펜에서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돌아온 조병현을 제외하면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SSG에도 희망을 안긴 투수 유망주가 몇 있었다.
프로에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3년간 1군 15경기서 평균자책점 8.44를 기록했고,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도 33경기 3승 11패 평균자책점 5.86으로 부진했다. 그 이유로는 아직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직구 구위와 주자가 나갔을 때의 대처 능력 등이 꼽혔다.
신헌민. /사진=SSG 랜더스 제공
어떤 변화구든 비슷하게 들어가던 신헌민의 공은 그때부터 차츰 달라지기 시작했다. 커브처럼 종적인 움직임만 보이던 기존의 슬라이더는 구속이 빨라지면서 커터와 비슷한 무브먼트를 보였고, 새로운 그립과 함께 출발한 슬라이더는 스위퍼처럼 우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여기에 스플리터도 장착하면서 기존의 커브와 함께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상대할 수 있는 무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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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민은 "내가 느낀 그곳(트레드 애슬레틱)의 장점은 직구든 변화구든 힘을 제일 잘 쓸 수 있는 폼으로 교정해준다는 점이다. 내게 편한 각도와 투구폼을 만들어주는데 슬라이더도 빠른 게 생기고 스플리터도 던지기 시작해서 전체적으로 변화구에 만족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류택현 SSG 퓨처스 투수코치와 박민호 등 선배들의 조언도 성장을 도왔다. 신헌민은 "류택현 코치님이나 원정 룸메이트인 박민호 선배님이 경기 전후로 많은 피드백을 주셨다. 원정 숙소에 가면 3~4시간씩 야구 이야기만 하는 것 같다. 코치님들은 볼 배합, (박)민호 선배님은 몸 관리나 타자와 수 싸움에 대해 많이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트레드 애슬레틱에서 배운 것과 선배들의 조언을 체화하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부터는 경기에서도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후반기 13경기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는데 9월 이후에는 6경기 평균자책점 2.18로 8연승 포함 막판 SSG 퓨처스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매 경기 삼진은 꼬박꼬박 잡으면서도 볼넷은 하나 이상 내주질 않는 안정적인 피칭이었다.
이제는 1군에서 보여줄 일만 남았다. 신헌민은 "미국, 대만, 다시 미국에 가는 등 정신없이 보낸 1년이었다. 프로에 처음 왔을 때보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많아졌고,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가는 부분이 1~2년 차 때보다 좋아졌다.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변화구가 생긴 건 만족스럽다"고 1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해 (김)도영이나 동성고 선배들이 잘하는 모습이 정말 좋긴 한데 이젠 나도 잘해서 같이 동성고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 이제 1군에 가면 맞더라도 자신 있게 던지려 한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SSG 신헌민이 지난 8월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