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포수 장성우(왼쪽)와 마무리 박영현이 지난 3일 두산과 WC 2차전 승리를 합작하고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KT 위즈는 단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치열한 5위 경쟁으로 매 경기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즌 막판부터 일정을 치러왔고 역대 최초 5위 순위 결정전까지 치르고 휴식도 없이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통해 역대 최초의 팀에 등극했다. 타이브레이커까지 무려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사상 첫 5위 팀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의 마법을 쓴 KT가 이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아픔을 안겼던 LG 트윈스를 만난다.
상대 전적에서도 7승 9패로 밀렸고 지난해의 뼈아픈 기억이 있지만 기세 싸움에선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WC 2차전 선발 웨스 벤자민이 삼진을 잡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어 "7~8월에 (페이스가) 올라왔다가 9월에 떨어졌고 마지막에 그때(롯데전)부터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최초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니까 '뭔가 이런 걸 만들려고 그런가' 싶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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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 2차전에서 완벽히 9회를 틀어막은 박영현도 "정말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선배님들과 함께 전부 한 마음 한 뜻인 걸 올해 확실하게 느꼈다"며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소리를 많이 질렀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잘 이겨내고 좋은 형들도 많이 계셔서 이렇게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최초(기록)가 많아서 이제 (또 다른) 최초를 계속 써내려가야 한다"며 "계속 이대로 한국시리즈까지 가면 좋겠지만 앞으로 있는 준PO부터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영현이 승리를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베테랑 장성우는 "체력적으로 크게 안 힘들다면 거짓말인데 지금 상황이 힘들다고 쉬고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힘들다는 거는 못 느끼겠다. 아마 끝나면 힘들 것이다. 지금은 괜찮다"며 "오늘까지는 크게 다른 건 없었다. 한 번 지면 끝나니까 오히려 최대한 편하게 하자고 얘기했는데 오늘 이김으로써 선수들도 지금보다는 더 마음도 편해졌을 것이고 이제 진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올라가서 제대로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을야구에서 가장 무서운 건 기세다. 역대 33차례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의 PO 진출 확률은 무려 87.9%(29/33)에 달했다. 사기충천해 있는 KT가 기세를 몰아 1차전만 승리하면 PO에 매우 가까워 질 수 있다. LG는 WC 기간 내내 푹 쉬었다. 체력적으로는 당연히 우위에 있지만 경기 감각 면에선 시리즈 초반 다소 헤맬 가능성이 있다.
5위 팀이 준PO에 진출한 게 처음이기에 당연히 PO 진출 또한 최초의 기록이다. 마법사 군단 KT가 또 다른 기적에 도전한다.
준PO 진출 확정 후 하이파이브를 하는 KT 선수단. /사진=김진경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