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사전예약일인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중앙 직영점에 사전예약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9월 번호이동은 49만4150건으로 전월 대비 9.2%(5만74건) 감소했다. 올해 들어 처음 번호이동 건수가 50만건 미만으로 떨어졌다.
과거에는 아이폰 신제품이 나올때도 번호이동이 늘어나는 양상이었다. 아이폰15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10월 번호이동은 49만6256건으로 지난해 9월(40만6618건)보다 무려 22% 증가했다.
이동통신 업계는 공시지원금 등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고객을 유치할 여력이 줄어든 탓으로 설명한다. 특히 정부가 지난 3월 통신사 간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번호이동 고객을 대상으로 전환지원금을 지급하는 정책까지 도입했지만, 실효가 없었다. 실제 올해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 Z폴드·플립6 시리즈와 아이폰16 시리즈에 책정된 전환지원금은 0원이었다.
국책연구기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1일 발간한 '단말기유통법(단통법)과 이동통신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연간 번호이동 건수가 1000만건을 넘었던 2012년의 경우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사이 보조금 차이가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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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하반기 SK텔레콤은 번호이동을 포함한 신규 가입자의 49.1%에 3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반면 기기변경 가입자의 78.2%에게는 20만원 이하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같은 해 9월에는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 시 평균 보조금이 57만3127원으로 기기변경 보조금(23만9196원)의 2.4배에 달하기도 했다.
KISDI는 "과거에는 번호이동·고가요금제 가입자에게 보조금이 집중됐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기기변경 등)그렇지 않은 가입자에게도 보조금이 돌아가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으로 통신사들은 번호이동이 더 이상 신제품 판매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공시지원금 같은 보조금보다 선택약정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더 커지면서 기기변경이나 신규가입을 택하는 고객도 크게 늘었다"며 "이제 70% 이상의 고객이 새 스마트폰을 살 때 기기변경을 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