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중소기업 및 대기업 대출 증가 규모/그래픽=이지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포함) 잔액은 661조7631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429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증가 규모가 가장 작다.
대출 경쟁이 불 붙었던 대기업대출 증가 폭도 크게 줄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대기업대출 증가액은 2741억원으로 전월의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분기 말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큰 폭이다. 지난 3분기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2.9%로 지난 2분기와 비교해 6.7%포인트(P)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시장 분위기기가 바뀌었다. 은행권이 양적 성장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더 초점을 두는 모습이다. 가계대출에 비해 높은 연체율 등이 부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말 기준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53%로 가계대출보다 0.15%P 높다.
또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3조15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62억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상반기 말 기업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7%로 가계대출의 2배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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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계대출 조이기도 영향을 줬다. 기업대출은 주로 주택담보대출인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고, 그만큼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자본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기업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조금씩 온기가 도는 것도 기업대출 감소 원인 중 하나다. 이전에는 기업들이 회사채보다 금리가 싼 은행 대출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회사채 발행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는 전월보다 약 2.5배 많은 2조6078억원이 순발행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도 예전보다 은행 간 기업대출 경쟁이 약해진 것이 느껴진다"며 "최근 기업대출에 초점을 맞췄던 은행들도 이제 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으로 한동안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