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지분구조/그래픽=김현정
고려아연은 4일부터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오는 23일까지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주당 83만원에 전체 발행주식의 18%인 372만6591주를 매수하는 게 목표다. 약 3조1000억원 규모다. 고려아연은 이날 최소 매입 수량(5.87%) 조건까지 삭제하며 자사주 매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영풍의 '맞불' 발표 이후 "자사주 매입 가격을 추가 인상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언제든지 매입가를 또 올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아직 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고려아연이 다시 자사주 매입 가격을 올릴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실제 최윤범 회장은 오는 7일 최씨 일가가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에서 회의를 소집하고 MBK·영풍에 대한 맞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뿐만 아니라 영풍정밀 대항 매수 가격 인상 역시 논의될 전망이다. 최 회장 측 우호지분인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곳이어서 경영권 분쟁의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다. 고려아연이 주당 3만원으로 대항 매수를 개시하자, MBK·영풍 역시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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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관계자는 "자본시장법과 상법 등에 따르면 현재 고려아연이 취득할 수 있는 자기주식 규모는 최대 6조987억원"이라며 "대법원은 기업이 차입금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명백하게 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