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신호' 희망 본 바이오, 10월 공모주 대전 투심 잡을까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10.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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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셀비온 등 4개사 공모주 청약 돌입…최근 신규 상장사 상승세에 기대감↑
금리 인하·금투세 유예 등 우호적 환경…20개 이상 기업 몰린 일정은 부담

'회복 신호' 희망 본 바이오, 10월 공모주 대전 투심 잡을까


상장 새내기 잔혹사를 끊어낸 바이오 업종이 공모주 청약 일정이 쏟아지는 10월 투심 잡기에 나선다. 올 들어 3분기 초까지 신규 상장사 주가 부진이 두드러졌던 바이오 업종은 최근 반등에 성공하며 회복 기대감을 키운 상태다. 다만 이달 공모주 청약이 대거 몰린 점은 기업공개(IPO) 흥행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 셀비온을 시작으로 에이치이엠파마, 토모큐브, 동방메디컬 등 총 4개사가 이달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일반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업계는 이달 바이오 공모주 청약 흥행 여부와 상장 후 초반 성적표가 연말 업종 분위기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바이오 업종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데다, 상장 직후 부진했던 바이오 기업 가치 평가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신규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총 5개사(오상헬스케어, 아이엠비디엑스, 디앤디파마텍, 라메디텍, 시어스 테크놀로지)다. 이 중 이날 종가 기준 공모가를 상회하는 주가를 기록 중인 기업은 디앤디파마텍 (41,450원 ▲1,500 +3.75%)아이엠비디엑스 (17,470원 ▲620 +3.68%) 2곳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공모주 청약에서 2000대 1을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해당 분위기는 하반기 들어서도 이어졌다. 7월 하스 (9,110원 ▲10 +0.11%)엑셀세라퓨틱스 (8,410원 ▲350 +4.34%), 피앤에스미캐닉스 (13,730원 ▼260 -1.86%) 등이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며 IPO에 흥행했지만 3사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하지만 8월 상장한 기업들이 반전을 일으켰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티디에스팜, 이엔셀 등이 나란히 공모가 이상의 주가를 유지 중이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42,800원 ▲3,900 +10.03%)은 내시경 지혈재 미국 시장 확대 진출 가능성이 주목받았고, 경피약물전달 기술을 보유한 티디에스팜 (19,450원 ▲10 +0.05%)은 상장 첫날 올해 전체 업종을 통 틀어 두번째로 '따따블'(공모가 대비 300% 상승)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 기업인 이엔셀 (20,750원 ▲2,400 +13.08%) 역시 희귀질환치료제 파이프라인 주목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이엔셀은 상장 초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 최근 반등에 성공하며 업종 회복세 전망에 힘을 실었다.

최근 바이오 업종을 둘러 싼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미국이 지난달 모처럼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긴장감이 한층 완화된 가운데 국내 역시 내년 예정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이 유예 또는 폐지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지난달 바이오헬스 분야 수출액이 역대 2위(12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한 점 역시 업종 경쟁력을 부각 중이다.


이달 청약에 나서는 기업 간 상이한 주력 사업도 각 사별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셀비온은 최근 글로벌 항암제 시장서 화두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RPT)을, 에이치이엠파마는 잇딴 글로벌 상용화 치료제 등장에 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주력으로 한다. 토모큐브는 맞춤형 정밀 진단에 적합한 생체현미경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동방메디컬은 '한방 의료기기'라는 차별화 된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다른 산업군과 겹치는 공모 일정은 청약 흥행 변수로 남아있다. 이달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기업은 코스닥만 20곳(코스피 2곳)에 달한다.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상장 예심과 증권신고서 검토가 깐깐해지면서 밀린 각 사별 공모 일정이 이달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청약을 위해 투입되는 자금 규모가 무한 확장이 불가능한 만큼 수요 분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첫 주자인 셀비온은 인스피언(IT 인프라), 한켐(탄소화합물 CDMO)과 같은 기간 청약에 나서고, 에이치이엠파마(24~25일) 역시 에어레인(기체분리막 솔루션), 미트박스글로벌(축산물 온라인 플랫폼) 등과 일정이 겹친다. 28~29일 예정된 토모큐브와 동방메디컬은 올해 IPO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더본코리아와 이차전지 조립 설비 제조사 엠오티와 경쟁해야 한다.

공모주 청약을 앞둔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증시에서 수요가 높은 업종과 청약 일정이 겹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나 연초와 비교하면 바이오 업종을 향한 투심도 우호적인 편"이라며 "변동성 심한 바이오 업종 주가 흐름은 항상 개별 기업 경쟁력에 따라 엇갈려 온 만큼, 회사 사업과 비전에 대한 가치를 적극 어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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