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6개월 무이자 할부 속속 부활…빗장 푸는 카드사, 속내는?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4.10.0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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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별 최대 무이자할부 기간/그래픽=윤선정카드사별 최대 무이자할부 기간/그래픽=윤선정


카드사의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무이자할부 기간이 3개월로 단축된 지 2년여 만이다. 외형성장을 꾀하는 하위권 카드사가 먼저 나서 혜택을 되살리는 분위기다.

4일 각 카드사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 중 하위권 카드사인 롯데·우리·BC카드는 현재 백화점·항공·여행·병원 등 업종에서 최대 6개월 이상 무이자할부를 지원한다.



롯데카드는 이달 롯데백화점과 온라인·종합병원·여행·손해보험 업종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이달 9~13일 롯데백화점에서 300만원 이상 결제하는 회원을 대상으로는 10개월 무이자할부를 지원한다. 지난달에는 50만원 이상을 결제한 회원에게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를 해줬다.

우리카드도 이달 백화점을 비롯해 병원·여행·면세점 등 결제가 많이 일어나는 업종에서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한다. 우리카드의 6개월 무이자할부는 지난달 돌아왔다. 앞서 올해 8월까지만 해도 백화점 무이자할부 기간은 최대 3개월에 그쳤다. 항공·여행·면세점과 온라인에서도 이 기간이 5개월로 현재보다 짧았다.



BC카드 역시 이달부터 백화점·온라인·여행·면세점 등 주요 업종에서 6개월까지 무이자할부를 해주는데, 지난달과 비교해 업종별 무이자할부 기간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에는 백화점에서 최대 3개월, 온라인·여행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를 지원했다.

카드사가 6개월 무이자할부를 부활한 건 약 2년 만이다. 카드사는 2022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무이자할부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2022년에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가 주요 업종에서 최대 6~12개월 무이자할부를 지원했으나 지난해엔 최대 3개월로 반토막이 났다.

6개월 무이자할부가 돌아온 건 업황 회복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카드사가 무이자할부를 축소한 이유는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2조58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0.9% 감소했다. 이 기간 카드사는 무이자할부, 오토캐시백(자동차구매 캐시백), 카드발급 캐시백 등 회원에게 제공하던 각종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 실적을 방어했다.


최근에는 조달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외형성장을 위한 이벤트가 재개되는 분위기다. 2022년 말 6%대까지 치솟았던 카드채 금리는 현재 3%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상위권 카드사보다 외형성장이 급한 하위권 카드사가 먼저 나서 무이자할부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백화점·여행·면세점 등의 가맹점은 고액결제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회원의 무이자할부 수요가 높다. 해당 가맹점에서 무이자할부 기간을 늘리면 할부수수료수익은 줄어들지만 결제액과 회원 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하위권 카드사와 달리 상위권 카드사는 여전히 백화점 등 주요 업종에서 무이자할부를 최대 3~5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는 최대 5개월, 현대카드는 최대 3개월로 무이자할부 기간이 하위권 카드사보다 1~3개월 짧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백화점은 객단가가 커 무이자할부를 하려는 수요도 많다"며 "결제액을 늘려서 외형성장을 하려는 중소형 카드사는 백화점 같은 업종에서 무이자할부 기간을 늘리고 있지만 상위권 카드사는 아직 6개월까지 확대하지는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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