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범죄조직 고용해 정권 비판자 암살 시도 [PADO]

머니투데이 김동규 PADO 편집장 2024.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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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과거 이란은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쓴 '악마의 시'를 비난하며 보복을 공언했고, 루슈디는 2022년 8월에 뉴욕에서 강연을 앞두고 흉기를 든 괴환에 의해 습격을 받았습니다. 팔 신경이 절단되고 간이 흉기에 찔려 손상된 상태가 되었고, 눈 한 쪽이 실명했습니다. 범행의 피의자는 24세의 레바논 이민자로 미국에 살고 있었습니다.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이 루슈디의 무사를 비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살해협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범행이 이란 당국과 어느 정도 연계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워싱턴포스트의 9월 12일자 기사를 보면 이란이 최근들어 이란 국가기관의 요원보다는 해외거주 외국인들을 고용해 범죄를 청부하는 새로운 전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란 국적자인 경우 미국 등 서방의 정보기관들이 면밀하게 추적하게 되지만, 동유럽이나 중동 출신의 범죄자들이라면 상대적으로 이러한 추적에서 자유롭습니다. 게다가 체포되더라도 이란 당국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면 관련성을 입증하기도 어렵습니다. 자국의 국경을 넘어선 초국적 국가폭력 앞에서 양심의 목소리를 내놓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런 국가테러의 촉수에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을까요? 우리의 공안당국은 살만 루슈디 같은 사람들을 보호해줄 능력이 있을까요? 만약 한국의 국경이 외국의 불법적이고 은밀한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면 우리는 양심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입니다. 대책이 필요합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란 국기와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헬즈엔젤스 집회 사진의 합성. /사진=로이터/뉴스1 /그래픽=PADO이란 국기와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헬즈엔젤스 집회 사진의 합성. /사진=로이터/뉴스1 /그래픽=PADO


청부업자들이 그를 추적하기 몇 달 전, 망명한 이란 기자는 런던 경시청의 도움을 받아 여러 안전가옥을 계속 이전했다. 구조대에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비밀 수단을 받았으며 집에는 감시 장치가 설치되었다.

영국 당국은 이란이 불법으로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에서 수백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한 런던 소재 위성 뉴스 채널인 이란인터내셔널과 그 채널에서 주간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기자 푸리아 제라티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채널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밀 요원팀을 배치했고, 방송국 입구를 감시하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방송국 건물 외부에 장갑차를 배치했고, 작년에는 7개월 동안 방송국을 일시적으로 워싱턴으로 옮기도록 설득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 중 어느 것도 이란이 올해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음모로부터 제라티를 보호하지 못했다. 영국 수사관들에 따르면 2024년 3월 29일 그는 이란 출신이 아니며 이란 보안 기관과 뚜렷한 연관이 없는 가해자들에 의해 4차례 칼에 찔려 런던 교외 윔블던에 있는 자택 밖 보도에 쓰러져 피를 흘렸다.



관계자들은 이란이 동유럽의 범죄자들을 고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히드로 공항의 보안 검색을 무사히 통과하고 며칠 동안 제라티를 추적한 후 공격을 감행했으며 몇 시간 후에 출국 비행기를 탔다. 피해자는 죽지 않았는데 수사관들은 이것이 의도적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으로 영국 국적자를 살해한 데 따르는 파장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 자국의 비밀 요원 대신 범죄자들에 의존했다는 의혹은 미국과 서방의 공안 관리들이 세상에서 가장 단호하고 위험하게 '초국가적 탄압'을 실행하고 있다고 여기는 국가의 전술이 새롭게 진화한 것을 보여주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초국가적 탄압'이란 정부가 타국의 주권 영토에서 폭력과 협박을 사용하여 반체제 인사, 언론인 및 자국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침묵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고위 공안 관리들은 정부가 범죄 대리인을 사용함으로써 미국, 유럽 및 다른 곳으로 도피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러시아의 GRU(군정보부) 같은 정보 기관이나 이란의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을 추적하는 데 집중했던 공안 기관들이 이제는 서구 사회에 깊숙이 뿌리박은 범죄 네트워크에--종종 암호화된 채널을 통해--청부한 음모들과 맞서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란은 헬즈엔젤스 바이커 갱단(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무법자들), '법의 도적들'로 알려진 악명 높은 러시아 조직폭력배 네트워크, 이란 마약 밀매업자가 이끄는 헤로인 유통 조직, 그리고 스칸디나비아에서 남미에 이르는 폭력적인 범죄 조직들에게 암살 작전과 납치를 위탁했다.

본 기사는 이란이 혁명수비대와 정보부(MOIS)의 정예 부대가 비밀리에 조직한 최근의 폭력적인 음모들의 배후에 있는 범죄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어떻게 육성하고 이용해왔는지에 대한 새로운 세부사항을 밝히고 있다. 이는 12개국 이상의 고위 관리들과의 인터뷰, 미국과 유럽의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형사 재판 기록, 그리고 워싱턴포스트가 안보 기관으로부터 입수한 추가 조사 문서들을 바탕으로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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