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빙
지난 2일 첫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랩퍼블릭'은 랩을 무기로 삼아 전략적 생존 경쟁을 펼치는 리얼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최효진 CP 등 '랩퍼블릭'의 제작진에는 과거 '쇼미'를 만들었던 제작진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랩퍼블릭'이 공개되는 티빙과 '쇼미'가 방송됐던 엠넷은 같은 계열사다. 같은 이름을 공유하고 있지 않지만 '랩퍼블릭'은 '쇼미'의 정신적인 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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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음 처리가 없어졌다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쇼미'가 몇 차례 지속되는 가운데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나타낸 점은 묵음 처리와 관련된 지점이다. 강렬하고 직설적인 가사가 많은 힙합의 특성상 많은 참가자들은 욕설과 거친 단어를 가사에 적었지만 방송에서는 심의 등의 문제로 인해 묵음처리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OTT로 넘어온 '랩퍼블릭'은 여과 없이 참가자들의 랩을 들려주며 순식간에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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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자유도가 생겼지만 이를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지난 2일 공개된 '랩퍼블릭' 1~2화는 이 프로그램이 가진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이런 유의 서바이벌에서는 참가자들이 한 명씩 등장하며 자신을 소개한 뒤 첫 미션이 진행되기 마련이지만, '랩퍼블릭'은 60명의 참가자가 동시에 등장한 뒤 1대1 대결을 통해 차례대로 순서를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다른 참가자들이 오로지 랩으로만 승패를 가린 것처럼 시청자들 역시 참가자들의 랩을 먼저 들으며 선입견 없이 이들을 평가할 수 있었다.
리더들의 무한 싸이퍼 역시 마찬가지였다. 끊임없는 공격에도 랩을 받아치는 JP를 비롯해 플리키뱅, 루피 등 다른 리더들의 랩은 말 그대로 홍수처럼 쏟아졌다. 동시에 이들이 랩이라는 장르에 대해 얼마나 진심으로 임하고 있는지가 느껴졌다. 늘어지거나 자극적인 편집 대신 빠르고 밀도 높은 전개 방식을 통해 참가자들이 가진 실력과 진정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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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첫 주차의 밀도 높은 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서바이벌 예능을 표방한 '랩퍼블릭'은 래퍼들이 형성한 블럭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사와 갈등을 예고했다. 그리고 갈등과 서사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랩의 비중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쇼미'라는 검증된 문법을 따르지 않고 새롭게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랩퍼블릭'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나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