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박기덕 사장이 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 등은 회견에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 연합에 맞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 매수 등 경영권 수성 방안 등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입장을 전하며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최 회장 측에 대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자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자사주 취득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이날 공식화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고려아연은 4일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공개매수와 관련해 "전체 응모주식수가 121만5283주(발행주식총수의 약 5.87%)에 미달하는 경우 회사 및 베인캐피탈은 해당 응모주식수를 취득하지 않는다"는 대목을 삭제했다고 공시했다.
파격적 조건을 앞세워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으나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자 초강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 2일까지 71만3000원으로 MBK·영풍의 공개매수 제시가인 75만원을 하회하고 있다. 이날이 MBK·영풍의 공개매수 마감일인만큼, 고려아연 입장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취지다.
MBK·영풍 측은 주가 추이를 보며 이날 대응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은 당초 고려아연 주당 75만원에 7~14.6% 범위 내에서 공개매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7%에 미달할 경우 공개매수를 진행하지 않는 방향이다. 만약 고려아연의 주가가 이날 75만원을 넘어서기 시작한다면 MBK·영풍 입장에서 전략 수정을 고려할 수 있다.
MBK·영풍이 다시 한 번 공개매수가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MBK·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대항 매수가만큼 인상한 것이다.